부동산시장에서 정부 의지와 반대로 가는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가와의 가격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시지가를 올리고 있지만 이로 인해 실거래가는 더 달아나 버리고,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개발되는 판교는 강남 집값을 더욱 부추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역(逆)현상이 공시지가다. 공시지가를 점차 올려 실거래가에 근접시킨다는게 정부의 목표다. 그러나 공시지가 상승이 실거래가 상승을 자극해 가격 격차는 좁혀지지 않거나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공시지가가 오르자 땅 주인들은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판단해 호가를 더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 후 충남 S시 등을 답사하고 온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공시지가 인상으로 땅값이 들썩이던 지역은 더 오르고 잠잠하던 곳도 덩달아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가 원래 의도하던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서 개발 재료를 등에 업고 가격이 단기 급등한 지역에선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정부 의지에 역행하는 현상은 아파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 안정을 위해 판교신도시를 개발했지만 거꾸로 판교가 강남과 인근 분당 집값을 자극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호재로 둔갑하는 이런 현상은 근본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양질의 주거시설과 활용가능한 토지를 많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