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진로 영업이익률이 10년 뒤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6일 본지가 입수한 '진로 입찰 IM(Information Memorandum,회사소개서)'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진로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0.5%를 기록한 데 이어 2013년까지 연평균 29.3%로 10년 가까이 현재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주류업계와 응찰 후보기업,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진로의)지난해 30%대 영업이익률은 마케팅 및 시설투자 등을 최소화한 데 따른 '비정상적' 수치"라며 매각주간사의 전망치가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일부 응찰후보 기업들에서는 진로의 주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진로 가치를 3조6천억원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주간사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통해 '가격 부풀리기'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IM자료는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이 안영회계법인 등과 함께 작성한 것으로 12개 응찰후보자(쇼트 리스트)들에게 제공된 대외비 자료다. ◆진로 가치는 지금이 '상투' 진로 부도 직후인 98년부터 법정관리 개시 전인 2002년까지 5년간 진로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20.2%.그러나 골드만삭스 계열의 세나인베스트먼트에 의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2003년에는 23.9%로 증가한 뒤 지난해에는 30.5%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향상된것이지 구조적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3년과 지난해에 걸쳐 2년 연속 7∼8%의 소주값 인상으로 매출은 올라간 데 반해 마케팅 R&D(연구개발) 등 투자 비용은 대폭 줄였기 때문에 이같이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법정관리 전인 2002년 1천4백17억원이었던 진로의 판관비는 2003년 1천3백5억원,2004년 1천2백34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임금 인상 억제,노후된 업무 인프라와 생산설비 등을 방치하고 있는 것도 영업이익률 상승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등 채권단이 사전 정지 작업으로 판관비를 줄여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등 기업 가치를 예쁘게 포장하려 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정상인 영업이익률과 EBITDA(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등을 토대로 진로 가치를 3조6천억원까지 제시하고 있는 것은 '꼼수'"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백운목 내수팀장은 "진로의 가치는 현재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뒤의 정상적인 투자를 감안하면 20% 정도의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높은 인수가는 결국 소비자 부담 진로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팔릴 경우 이는 진로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선 진로라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 주인이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소주 가격 인상도 불을 보듯 뻔해 이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진로 브랜드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여력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진로가 향후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멕시코의 '데킬라'를 능가하는 국제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도 적정가격에 인수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김용준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