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은 내친구] '뜨는' 中企 유망제품 다 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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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이 중소기업들의 '도우미'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력 제품경쟁력에 비해 유통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해주고 광고·홍보 등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
국내 홈쇼핑시장은 1995년 8월 한국홈쇼핑(지금의 LG홈쇼핑)과 39쇼핑(지금의 CJ홈쇼핑)이 첫 방송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올해 10년째를 맞으면서 성숙단계로 진입,명실공히 중소기업들의 핵심 유통채널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장포화에 따른 과당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당초 우려와 달리 지난 2001년 현대,우리,농수산홈쇼핑 등 후발 3개사의 등장은 홈쇼핑 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후발 3개사 출현으로 시장규모가 팽창돼 이젠 TV홈쇼핑은 기존의 유통의 최강자였던 백화점 할인점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주류 쇼핑채널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5개 홈쇼핑업체가 협력업체 계약을 체결,정기적으로 물건을 납품받는 업체수는 대략 1만여개에 달한다.
LG홈쇼핑 경우 협력업체수가 2004년말 기준으로 2천5백여개다.
하지만 지난 한햇동안 LG홈쇼핑과 LG이숍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물건을 팔았던 등록업체수는 9천여개에 달한다.
중소 제조업체의 물건을 발굴해 홈쇼핑에 파는 수많은 벤더들까지 감안할 경우 '중소기업 도우미'로서 홈쇼핑의 역할은 결코 적지 않다. 중소기업들의 '판매창구'로 TV홈쇼핑의 순기능은 여러가지다.
우선 홈쇼핑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오는 2007년까지 국내 TV홈쇼핑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8.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홈쇼핑 시장규모는 3조5천억여원대로 추정했다.
홈쇼핑업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홈쇼핑의 또 다른 강점을 꼽자면 회사 및 브랜드 인지도의 급상승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케이블 가입 가구수는 2004년말 기준으로 1천80여만가구다.
이는 전체 가구의 62%에 해당된다.
중소업체로선 홈쇼핑 판매방송으로 제품을 파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전국 시청자를 대상으로 회사와 브랜드 홍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중소업체는 이러한 광고홍보 효과를 겨냥해 매출액 대비 일정수수료 대신 정액제 형태로 홈쇼핑에 진출하기도 한다.
정액제는 중소업체가 홈쇼핑과 따로 협상을 벌여 1시간짜리 방송에 일정액의 금액(수수료)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중소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홈쇼핑의 진입장벽과 진입비용(수수료)이 낮다는 점을 최대 매력으로 꼽는다.
백화점 매장은 대형업체나 유명 메이커가 아니면 사실상 입점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반면 홈쇼핑은 매장의 '품위'를 따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어필할 수 있다면 모든 중소업체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
입점수수료도 홈쇼핑이 여타 유통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홈쇼핑을 통해 유명 브랜드로 거듭난 대표적 기업이 밀폐형 용기 '락앤락'을 생산하는 하나코비.이 업체는 불과 몇년전까지 국내 판로를 뚫지 못해 제품을 전량 해외에 수출했었다.
그러나 LG홈쇼핑을 통해 제품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백화점 할인점 등 전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인 큐리오정보통신도 홈쇼핑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케이스이다.
이 회사 이청강 사장은 "디지털카메라의 거품을 빼겠다"며 '큐리오'브랜드를 고집했지만 유명 브랜드과의 인지도 차이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큐리오정보통신은 우선 홈쇼핑에서 교두보를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시험적으로 CJ홈쇼핑에 물건을 선보였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IP-CAM'모델은 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에서 대히트를 기록하며 가전양판점 등에서 납품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큐리오정보통신은 지속적인 신제품출시와 함께 현재 광주 대전 부산 등 10개 도시에서 애프터서비스 특약점을 개설하고 있으며 전국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LG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은 중소업체의 판매창구로서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통해 판로를 넓힐 수 있는 광고마케팅 창구로 더 큰 매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주고객층은 30∼40대 주부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이들이 가계의 경제권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의 구매층은 탄탄한 편이다.
또 홈쇼핑의 1회 평균 구매액이 18만원에서 15만원대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이는 상품이 대형 가전제품에서 중저가 생필품 중심으로 편성된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구매단가하락은 중소 제조업체들엔 오히려 환영할 만한 현상이다.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대박'을 꿈꾸고 오늘도 홈쇼핑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중소업체의 홈쇼핑 진출이 1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홈쇼핑의 유행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 빠르게 변한다.
홈쇼핑에서는 '저가격 대량판매' 컨셉트를 유지해야 소비자에게 먹혀든다.
하지만 일부 업체 중 일시적으로 자금의 숨통을 틔우려고 홈쇼핑에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1천2백만 가시청 인구를 자랑하는 홈쇼핑의 특성상 '홈쇼핑 제시가격'이 고정가격으로 굳어져 낭패를 보는 업체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