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이번주 금요일 SK 주주총회가 있습니다. SK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임기가 이번에 만료되는데요. SK 단일 최대주주인 소버린이 현재 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어 소버린과 SK측과의 표대결이 관심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현재 진행상황과 승패 여부 짚어봅니다. 박성태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현재 분위기는 연임이 문제 없지 않느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1>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은 연임이 가능하다는 시각입니다. 근거로는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거죠. 지난해는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진지 얼마 안됐고 또 최태원 회장이 이로인해 유죄판결까지 받은 뒤였습니다. 게다가 SK가 SK네트웍스에 대규모 지원을 하다 보니까 실적도 급감했던 한해로 주주들의 반대가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SK로서는 창사 이후에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최악이던 지난해도 사외이사 선임 등에 있어서 SK가 소버린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먼저 지난해 SK네트웍스 지원으로 이익이 형편없었던 SK가 올해는 1조원이 넘는 순익을 올렸습니다. 이익이 많이 남다 보니까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난해보다 2배반이나 넘게 많이 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사외이사 비율이 70%가 넘는 모범적인 이사회 활동으로 곳곳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주가도 많이 올라 주주들로서는 SK의 현 경영진에 대해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는 겁니다. 즉 상황이 최악이던 지난해도 이겼는데 올해는 상황이 아주 좋아져서 충분히 이길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앵커-2> 그렇다면 말그대로 SK측의 완승이 예상되는 거 아닙니까? 최태원 회장의 연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지요? 기자-2> 지난해와 다른 상황이 하나가 있는데요. 이는 바로 외국인 지분율입니다. 지난해 주총에서 외국인의 의결권은 43%였지만 올해는 이보다 11%가 많은 54.15%입니다. 외국인들의 경우 지난해 대다수가 소버린측 손을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결과를 알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 의미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이 주총 의결권 행사에서 참조를 많이 하는 ISS라고 하는 미국의 주총 의안 분석 기관이 지난달말 최태원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는 전체 54%의 의결권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ISS는 지난해도 소버린측 손을 들어줬고 결국 외국인 주주들의 95% 가량이 소버린 손을 들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다면 회장의 연임을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SK측에서도 상당히 긴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SK는 지난해 여러 차례 ISS를 방문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황을 설명하고 최 회장 지지를 요청했는데 결국 ISS는 소버린 손을 들었습니다. 한가지 감안할 점은 국내 정서와 외국인들의 정서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우리야 재벌 체제가 익숙해져있고 또 그룹의 오너가 당연시되지만 외국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외국도 물론 상당수 오너 체제가 있긴 하지만 이는 지분이 많을 때입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최태원 회장이 SK지분 0.89%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3> SK가 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상당히 많은 활동을 벌였는데요. 최 회장이 직접 IR을 하기도 하곤 했는데 성과는 어떻습니까? 기자-3>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러시아를 방문했을때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외국인 주주들과 컨퍼런스콜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룹 오너가 IR을 개최하기는 SK의 최태원 회장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 IR을 가려고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이 겹쳐 러시아에서 컨퍼런스콜로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도 SK IR팀은 미국으로 IR을 갔습니다. 최 회장은 올해도 지난 2월 초 홍콩 등지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졌고요. 또 2월말께는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만났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템플턴 등은 미리 소버린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은 아직 없습니다. 이를 보면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IR이 어느정도 효과를 끼치지 않았나도 생각해 볼수는 있지만 역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앵커-4> 지난주까지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공시가 있었는데요. 기관투자가들의 방향은 우선 어떻습니까? 기자-4> 네. 금요일까지 간접투자자산운용법에 의거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공시가 있었습니다. 모두 38개 기관이 의결권을 표시했는데요. 우선 자산운용사들은 압도적으로 최태원 회장의 연임을 지지했습니다. 지분 3.6%를 가지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2.5%를 가진 조흥투신을 비롯해 36개 기관이 최태원 회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주식수로는 952만7천여주로 전체 주식의 7.5%에 해당하는 찬성표를 획득했습니다. 반면 푸르덴셜자산운용이 재무제표 승인안에만 찬성하고 최태원 회장 이사 선임 등 나머지 안에 반대해 유일하게 22만8천여주, 지분율로는 0.18%의 반대표가 더해졌습니다. 또 2천740주를 가진 슈로더투신운용은 중립을 나타냈습니다. 앵커-5> 우선 자산운용사들의 의결권 향방을 놓고 본다면 최태원 회장의 승기가 확실해 보이는데요. 현재 확보한 우호지분은 어느정도입니까? 기자-5> SK의 전체 주식수는 1억2천812만주입니다. 이중 자사주 94만여주를 제외하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1억2천717만여주입니다. 보통주 기준으로 하면 SK측 지분은 특수관계인 지분 15.6%와 채권단과 이토추 등 일본 거래처 지분을 합하면 20.5%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한투 등 기관투자가 36곳이 7.5%의 찬성표를 더해서 28%가 확실해졌고 추가로 팬택앤큐리텔 등 백기사 지분과 SK측 지지가 확실해 보이는 국민연금 지분 3.1% 등을 합할 경우 약 34%의 확실한 우호지분이 있습니다. 국내 지분중 약 7% 남짓으로 추정되는 개인투자자들과 그리고 약 4백여개에 달하는 국내 법인 지분 4.5%의 향방이 남는데요. 우선 국내 지분은 소버린에 대한 국내 투자가들의 반감 등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역시 소버린을 포함해 과반수가 넘는 54.15%에 달하는 외국인지분입니다. 아직 소버린을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이 어느쪽으로 표를 던질지는 예상할 수 없는데요. 지분율이 높은 웰링턴, 캐피탈, 템플턴 등 주요 투자자들중 한 곳만 잡아도 SK측의 완승이 예상되지만 이들이 모두 소버린 편을 들고 나머지 외국인 투자자들도 역시 소버린쪽에 힘을 실어준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SK측에서는 우선 지난해부터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해왔고 또 활발한 IR 활동을 벌인만큼 외국인 주주들중 상당수가 SK측으로 돌아서지 않겠냐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6> 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