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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기업지배구조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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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申鉉瀚 < 연세대 교수ㆍ경영학 > 경제 국제화에 따라 국가별로 다양하게 발전되던 기업지배구조가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수렴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세계 자본시장은 통합되고 정부는 국제 자본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와 법규를 신설하거나 폐지하기도 한다.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국제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국제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공통 가치와 표준을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보상의 성과연동,정보공개,이사회 독립성 유지,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국제자본이 요구하는 주주 이익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자본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뿐 아니라 상품시장에서도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 독점 사업체제를 유지하던 과거에 기업은 종업원,공급자,소비자,정부 등 기업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지배구조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품시장이 세계적으로 통합되고 기업이 세계 경쟁을 펼치면서 종업원,공급자,소비자,정부와의 원활한 관계 형성이 필요해졌다. 이에따라 만약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바람직한 지배구조가 존재한다면 개별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수용해야 할 적합한 지배구조 형태를 찾아야만 하게 됐다. 기업의 생산활동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는 수없이 많고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보호해야 할 것인가는 기업지배구조의 형태를 결정하는 아주 큰 문제가 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기업의 경우 경영자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업지배구조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많은 기업에서 오히려 대주주 또는 내부 주주의 대리인 비용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됐고 기업지배구조는 이를 통제할 목적을 갖게 됐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기업의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조정하고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해 경영성과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기업의 이해관계자 중 누구의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하고 누구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지배구조가 전세계적으로 수렴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지배구조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시각에서는 지배구조는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현재 처한 환경에 맞게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하나의 경로가 정해지면 다른 경로로 변경하는 것이 어렵다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이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적용돼 기업구조와 소유에 관한 회사법은 수렴해 나가기 어렵다고 벱척과 로이(1998)는 주장한다. 결국 국가나 기업의 오랜 역사속에서 형성된 지배구조와 문화는 외부 자본시장의 압력이 크더라도 쉽게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 브랜슨(2000) 역시 비슷한 이유를 들어 기존 미국 모형으로의 수렴성에 대한 논의를 비판하고 있다. 다른 역사,문화,경제적 배경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많은데 일관되게 미국의 지배구조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OECD의 기업지배구조 원칙 서문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 우수한 단일모델은 없으며 수렴화는 어느 한 시스템의 승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기업에 맞는 보편적인 지배구조 시스템보다는 개별기업의 특징과 필요에 따른 소유구조와 통제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있는 수렴화가 진행될 것이다. 특히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성장과 고객의 변화에 따라 한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의 이전이 쉬워져야 한다. 기업은 그들이 속한 산업과 자본시장의 발달정도,기업의 성장단계,소유구조,기관투자가의 존재여부,은행자본의 발달정도,생산요소 및 상품시장의 경쟁 등에 따라 적합한 지배구조가 다양하게 공존할 것이다. 따라서 지배주주가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가졌다고 무작정 특정 기업을 비난하기 보다는 기업가치 극대화의 기업 목적을 달성하는지 여부로 기업을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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