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단협 무분규 이유 있었네"..'상생모델'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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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노조 대의원 수련회에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임원들의 이같은 행보는 올해만 '유난을 떠는' 모습이 아니라 국내 노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던 지난 90년대 초부터 이어온 전통적 행사로 노사 상생을 위한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민계식 부회장과 유관홍 사장을 비롯 각 사업본부장 등 임원 10여명은 지난 2∼4일 경남 양산 해운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노조 대의원 수련회에 참석,탁학수 노조위원장 및 노조집행부,대의원 2백50여명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민 부회장과 유 사장은 "원자재값 폭등과 환율 하락,유가 상승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며 회사가 처한 고충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화의 장이 끝난 뒤에는 노조가 마련한 체육대회에도 참가,노조 간부 및 대의원들과 함께 발을 묶어 달리는 '1인 3각' 게임을 즐기는 등 노사간 격의없는 한때를 보냈다.
골리앗농성 등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노조측은 대의원 수련회 행사장을 찾겠다는 회사 임원들을 환영할 수 없었던 것이 현장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회사측은 노사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사장과 임원이 다른 일을 제치고 노조 행사에 참석하며 파격 행보를 꾸준히 보여왔다.
결국 이런 회사측의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이 회사는 95년부터 매년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에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내기 시작해 작년까지 10년째 무분규 타결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