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부회장 인선 어렵네" .. 후보도 못정하고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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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현명관 전 상근부회장이 퇴임한 지 보름이 가까워지도록 후임 부회장을 정하지 못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전경련이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은 적은 많았지만 상근 부회장 인선 문제로 이처럼 오랫동안 시간을 끈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7일 전경련에 따르면 강신호 회장은 지난 4일 강유식 ㈜LG 부회장과 이상기 현대·기아자동차 기획총괄 부회장 등을 만나 차기 전경련 상근 부회장직을 수행할 인물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는 재계 단합을 위해 LG나 현대차그룹 출신 인사로 상근 부회장을 임명하겠다는 전경련의 당초 기대와 달리 양 그룹이 후보 추천에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강 회장이 직접 나서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LG나 현대차그룹은 구본무 회장이나 정몽구 회장이 전경련 운영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상근 부회장에 그룹 출신 인사를 파견(?)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현명관 전 부회장이 삼성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전경련의 삼경련(삼성+전경련)화' 시비에 휘말렸던 것 처럼 자신들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일 경우 대정부 관계 등에 있어 상당히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LG와 현대차는 강 회장과 전경련의 거듭된 요청으로 인해 재계 중진을 한 사람씩 추천했다는 후문이지만 인선이 조만간 매듭지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다.
우선 강 회장이 지난 주말 동아제약 실무진까지 동원해 추천 대상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 조차 되지 않았고 당사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그룹에서 최소한 사장급 이상을 지낸 원로급 인사들이 소속 그룹 총수의 'OK 사인' 없이 부회장직을 선뜻 수락할지도 미지수다.
전경련은 이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위상 약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세형 '빅3(이건희 삼성 회장,구본무 LG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인사들의 연 이은 회장직 수락 고사에 이어 상근 부회장직에도 비중이 약한 인사가 임명될 경우 재계 단합의 명분은 물론 재계의 대표성까지 상실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