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동에 유화공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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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또다시 유화사업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지난해 LG화학과 공동으로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하고 KP케미칼까지 손에 넣은 롯데는 올 들어 인수합병(M&A)을 통한 정유업 진출과 중동 및 중국에 직접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롯데가 본격적인 유화사업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은 "석유화학 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신격호 그룹 회장의 독려에 따른 것.게다가 LG화학에 이어 업계 서열 2위로 껑충 뛴 계열사 호남석유화학이 지난해 5천3백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익을 올렸다는 점도 확대 전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 고위 관계자는 7일 "중동의 카타르나 중국에 석유화학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에너지자원 확보전이 치열해 원료의 안정적 확보가 시급해졌다"며 "액화천연가스(LNG) 등 천연가스자원이 풍부한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에 에틸렌 생산공장과 나프타 분해공장을 건설해 여기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PE) 에틸렌글리콜(EG) 등 석유화학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 외에 중국에도 공장을 건설하려는 것은 호남석유화학 수출의 절반을 소화해내는 시장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호남석화의 '정유업 진출설' 역시 이런 맥락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이 회사가 최근 매각작업이 무산된 인천정유 인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인천정유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연간 생산량 75만t 중 13만t을 KP케미칼에 공급하는 최대 공급처"라며 "중국 국영석유사 시노켐에 인천정유 공동인수를 협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현대석유화학 인수로 호남석화는 나프타 수입량을 현재의 연 1백30만t에서 3백만t 이상으로 대폭 늘려야 하는 등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가 시급한 현안이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호남석화는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부터 최종 컨설팅 보고서가 올라오는 오는 4월 말께 향후 비전과 M&A 등 구체적 실행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말 롯데대산유화(구 현대석유화학 2단지) 서울사무소가 서울 여의도에서 호남석화 본사가 있는 서울 신대방동 롯데관악타워로 옮긴 데 이어 KP케미칼도 3월 중순께 같은 건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중화학왕국'을 꿈꾸는 롯데의 몸집 불리기는 사무실 이전에서부터 막이 오른 셈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