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HSDPA 휴대폰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세계 기술경쟁에서 그만큼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한발 앞서 미국 퀄컴과 독일 지멘스가 이 기술을 시연해 보였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시험용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이고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개발이 사실상 세계 첫 상용화인 셈이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고속으로 내려받거나 전송할 수 있는 HSDPA는 다운로드 속도가 현재의 동기식 2.5세대 통신기술에 비해 7배,3세대 WCDMA에 비해선 5배 빠른 이른바 3.5세대 통신기술로 불린다. 따라서 이 기술이 개발됐다는 것은 3.5세대 이동통신서비스도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종래와 달리 차세대 통신서비스간 새로운 경쟁양상이 나타날 수 있어 서비스 사업자나 소비자의 선택이 주목된다. 국내의 경우 3세대 WCDMA는 사업자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고,휴대인터넷(와이브로)은 내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KT SK텔레콤 등이 사업자로 선정된 상황이다. 그런데 와이브로에 비해 한템포 늦게 제공될 것으로 전망됐던 HSDPA가 가세할 경우 차세대 서비스간 경쟁,다시 말해 유선기반의 와이브로와 무선기반의 HSDPA간,또 같은 무선기반이라 해도 WCDMA와 HSDPA간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순차적 출현을 전제로 한 정통부의 통신서비스 정책이 이런 동시다발적 서비스 출현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규제와 인허가 사항이 많은 것이 통신서비스 분야이고 보면 자칫하면 정책이 기술 및 시장의 흐름과 따로 놀 수 있기에 하는 걱정이다. 게다가 휴대폰의 진화와 통신서비스는 바늘과 실의 관계나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차제에 통신서비스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