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엑스2005] (인터뷰) MTB마니아 가수 김세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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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이요? 셀 수 없이 많았죠.한 번은 가파른 내리막에서 MTB로 맘껏 스피드를 냈는데 갑자기 몸이 하늘로 솟구치더라고요.불빛도 없는 깜깜한 밤에 도로의 턱에 부딪히며 구른 거죠.어깨부터 떨어졌는 데도 상반신 전체에 멍이 심하게 들었죠.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했습니다.그 와중에도 기타를 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가수 김세환씨는 산악자전거(MTB) 마니아다.
실상 그는 그냥 마니아 정도가 아니라 한국에 MTB를 처음 선보인 선구자로 대접받고 있다.
어느새 쉰을 넘긴 나이지만 그의 외모는 40대 초반에 가깝다.
그는 이 같은 젊음의 비결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레포츠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처음으로 산악자전거를 접했던 것은 1980년대 초반.우연히 남산에서 어느 외국인이 자전거로 산을 오르는 장면을 보았단다.
생김새와 기능이 유별났던 산악자전거는 단숨에 그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당장 외국에서 이 자전거를 들여와 본격적인 산악자전거 마니아의 길로 들어섰다.
"초창기의 MTB는 페달에 고정장치가 없어 자전거에 발을 묶은 채 달려야 했습니다.어쩔 수 없이 자전거와 일심동체가 돼야 하는 상황이었죠.자전거가 넘어지면 대책없이 함께 나뒹굴었기에 작은 부상은 아예 이야기 거리도 되지 않았죠."
그는 현재 멀린 티타늄,콜나고 알루미늄,리아타 알루미늄 등 3대의 MTB를 보유하고 있다.
MTB에 관한 자료 역시 많이 보유하고 있어 심심치 않게 자료 문의를 받는다.
공연으로 바쁜 데도 국내 MTB와 레포츠 발전에 한 몫 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문의가 오면 늘 성심껏 도와준단다.
김씨는 레포츠가 주는 가장 큰 선물로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꼽는다.
"레포츠를 즐기면서 삶이 풍요로워지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우선 레포츠를 통해 알게 된 좋은 친구들을 통해 정신세계가 풍부해지고,대화를 나누면서 상식이 늘었습니다.일과 레포츠를 동시에 하다 보니 스스로 바빠지면서 활력있는 생활도 누리고 있어요.인생이 더 즐거워졌죠."
그는 레포츠에 관해 "아는 만큼 보이는 것,본 것만큼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레포츠에 관심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올 봄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연어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천혜의 땅을 자전거로 누빌 계획"이라는 그의 눈빛에는 벌써부터 설렘이 어려 있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