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단기 부동자금이 2월 한 달 새 1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풀린 자금 중 일부만 증시로 흘러들 뿐 대부분은 초단기상품에 둥지를 튼 채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조원가량의 자금이 수시 인출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초단기 상품에 집중됐다. 대표적 초단기 상품인 MMF의 경우 2월 말 현재 잔액이 66조6천억원으로 한 달 새 6조8천억원이나 불어났다. MMF 수탁고는 3월 들어서도 꾸준히 늘어 4일 현재 69조1천9백20억원을 기록,70조원에 육박했다. 종전 최대치인 작년 11월23일 68조4천5백10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연초부터 채권 금리의 급등(채권가격 하락)으로 수익률이 악화된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MMF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2월 한 달 새 4조원이 빠졌다. 은행의 초단기예금인 MMDA를 포함한 자유저축성 예금도 4조원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은행권 단기수신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실세요구불 예금도 각각 2조5천억원과 1조1천억원 증가했다. 따라서 금융권의 대표적인 단기상품에 한 달 새 무려 14조5천억원이 몰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중장기 수신인 은행 정기예금은 작년 11월 1조5천5백89억원,12월 3조4천8백91억원,올 1월 3조3천17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2월 들어서도 보름 만에 2조1천억원가량 감소했다. 또 적립식 펀드를 포함한 주식형 상품엔 2월 한 달 간 7천4백억원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금융계 관계자는 "가계의 경우 연말 보너스 등을 굴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기업들도 설비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여전히 대기성 자금으로 돈을 묶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