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 제작 솔루션 개발업체인 디지탈캠프는 지난달 초 주가 2천3백50원에 시가총액이 2백88억원(3백15위)인 중소업체였다. 그러나 현재 주가 1만7천7백원,시가총액 2천3백40억원(27위)의 대형사로 탈바꿈했다. 주식 교환·이전을 통해 휴대폰용 마이크로폰 분야 세계 1위인 장외업체 비에스이를 자회사로 편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 교환·이전 방식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코스닥기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국제정공 콤텔시스템 케이디엔스마텍 캔디글로벌미디어 등 4개사가 장외기업과의 주식 교환·이전을 결의했다. 기업인수·합병(M&A)보다 절차가 쉽고 규제도 거의 없어 신사업을 추진하는 코스닥기업이나 우회상장을 원하는 장외업체들에 인기가 높다는 분석이다. ◆늘어나는 주식 교환·이전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밸브 및 기계류를 생산하는 국제정공은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를 위해 제대혈은행 및 임상시험 수탁사업을 하는 장외업체 라이프코드와 주식을 교환,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교환비율은 라이프코드 1주당 국제정공 9.6974주다. 교환 이후 국제정공 최대주주는 최수환 라이프코드 대표로 바뀐다. 라이프코드가 우회상장하는 셈이다. 정보기술(IT)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콤텔시스템은 디지털셋톱박스(위성방송수신기) 생산업체인 에이디티와 주식교환을 추진 중이다. 비율은 콤텔시스템 1주당 에이디티 0.9919주.교환 후 자본금이 53억원에서 92억원으로 늘어난다. 스마트카드 제조업체인 케이디엔스마텍은 온라인 게임개발업체인 지스텍을,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인 캔디글로벌미디어는 휴대폰 키패드 및 케이스를 만드는 텔레윈을 각각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주식 교환·이전을 결의한 기업 수는 4개사로 지난해 전체 건수(8개사)의 절반에 달한다. M&A에 비해 간편하기 때문에 선호되는 추세다. 현재 코스닥 상장업체와 인수합병하는 장외기업은 △경상흑자를 내고 △자본잠식이 없으며 △부채비율이 업종평균의 1.5배 이내여야 한다. 또 △감사의견은 반드시 '적정'이어야 하고 △부도를 냈거나 소송이 제기된 사실도 없어야 한다. 이에 비해 주식 교환·이전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다만 신규 상장 때처럼 교환(이전) 후 최대주주의 지분이 2년간 보호예수(매각제한)된다. ◆주가 급등락에 유의해야 디지탈캠프는 덩치를 급격히 키워 시가총액 상위사로 발돋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재상장 이후 가격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재상장을 위한 평가가격이 직전 거래일보다 10배 높은 2만3천5백원으로 정해져 가격이 비싸게 보인 데다 코스닥시장의 조정까지 겹쳐 매물이 쏟아졌다. 앞서 주식 교환계획을 공시한 작년 11월18일부터 재상장 직전 거래일까지는 주가가 86.5%나 올랐었다. 국제정공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9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여 '이상 급등종목'에 지정될 정도로 초강세다. 캔디글로벌미디어도 공시일인 1월28일 이후 25%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교환·이전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인수합병 기업에 접근할 때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우회상장한 장외업체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등을 투자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