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보유 지분의 최대 30%를 주식예탁증서(DR) 발행 방식으로 국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는 DR 매각이 하이닉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8일 "회사 실적이 급속히 좋아지고 있어 상반기 중 채권단 공동관리를 종결하는 방안을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공동관리 종결과 함께 채권단 보유 지분 가운데 최대 30%를 DR 발행을 통해 처분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DR 발행 규모와 관련해서는 "채권단 전체 지분이 50억달러어치가 넘어 단번에 매수할 곳을 찾기 어려운 만큼 단계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정도의 초보적인 문제의식만 얘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20%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외환 조흥 우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갖고 있는 하이닉스 지분은 총 발행 주식(4억4천4백86만5천주)의 81.4%인 3억6천2백12만주다. 이 가운데 20%를 매각할 경우 매각가격은 현 시가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같은 방안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채권단 자문기관인 도이체방크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많은 채권자들이 공동관리 조기 졸업이나 DR 발행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 지분 일부를 DR 방식으로 매각할 경우 기업지배구조를 확실히 해 잠재적인 불안 요인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도 "DR를 누가 어떤 조건에 인수하는지를 봐야 알겠지만 DR 매각은 주가에 나쁘지 않은 재료"라고 지적했다. 그는 "D램 가격 하락 등 악재가 4월 초까지는 모두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DDR2 등 신제품 비중 확대와 하반기 반도체 시장 회복 등으로 올해와 내년 실적이 괜찮을 전망이어서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올해 하이닉스 매출액이 D램 가격 하락과 환율 하락 등으로 작년보다 10% 줄어든 5조2천7백억원,영업이익은 30% 감소한 1조2천9백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엔 각각 6조9천억원,1조8천7백억원으로 올해보다 30.7%,45.3% 늘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했다.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3백50원(2.52%) 내린 1만3천5백50원에 마감됐다. 강현철·김인식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