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우수한 사람보다는 사업과 전략에 꼭 맞는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또 구성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1등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해 나갑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재 경영'을 유난히 강조했다. 승부사업과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동력이 핵심 인재 확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은 구 회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에 따라 우수인재 확보 및 육성을 경영의 제1과제로 놓고,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해외 인재 확보에 전사적 역량 투입 LG는 올해 주요 계열사별로 북미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등지에서 모두 30회 이상 현지 채용투어를 실시,이공계 석·박사를 중심으로 6백여명의 해외 우수인재를 확보키로 했다. LG전자는 지난달 '해외 우수인력 유치단'을 북미에 파견,스탠퍼드대 등 미국 13개 명문대를 순회하며 R&D(연구·개발) 석·박사 인력 및 MBA(경영학석사) 전공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LG전자는 올해 북미지역에서만 여섯 번의 인재 유치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며,일본 유럽 인도 러시아 지역에서도 채용투어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CEO(최고경영자),CTO(최고기술책임자),사업본부장 등이 해외로 출장갈 경우 반드시 현지 우수인력과 면담시간을 갖는 등 최고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해외 우수인재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LG화학 역시 CEO인 노기호 사장과 CTO인 여종기 사장이 각각 3월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분기별로 한 차례 이상 해외인재 채용투어를 정례화하는 등 경영진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LG필립스LCD의 경우 올해 인사 및 R&D 담당 임원들이 4회에 걸쳐 북미 일본 등지에서 순회 채용설명회를 개최하며,LG CNS도 3월 유럽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해외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글로벌 IT(정보기술) 전문가 유치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산학협력으로 맞춤형 인재 확보 LG는 국내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캠퍼스 리크루팅' 활동 외에 산학협력,임직원 인재추천제 등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LG전자는 현재 디스플레이 휴대폰 텔레매틱스 등 첨단분야에서 서울대,KAIST,포항공대 등과 산학협력시스템을 구축,맞춤형 R&D 인재 확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미래승부사업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 분야에서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이달 초 한양대에 '2차전지 맞춤형 전공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연내 정보전자 소재사업에 필요한 전기·전자공학 전공 우수인재를 대상으로 한 산학 장학생제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LG필립스LCD의 경우 지난해 두원공대와 산학협약을 맺고 LCD산업 맞춤 인력 확보에 나선 상태.올 들어서는 임직원들이 주변의 우수인재를 직접 발굴해 입사를 추천하는 '리크루팅 카드' 제도도 도입했다. ◆내부인력 육성에도 매진 LG는 외부인재 확보와 함께 내부인력을 핵심인재로 키우기 위해 직능별로 다양한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GEMBA(Global Executive MBA)'와 'APEMBA(Asia-Pacific Executive MBA)'가 대표적인 예.199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GEMBA의 경우 연세대(6개월)와 워싱턴주립대(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각종 경영기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며,작년에 개설한 APEMBA는 미국 보스턴대와 연계해 운영하는 1년짜리 연수과정이다. LG는 이밖에 직원들이 주말을 활용해 공부하는 'LG경영대학원 MBA'와 '테크노 MBA'도 운영하고 있다. 재경부문은 15개월짜리 'LG-보스턴 글로벌 CFO(최고재무책임자)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인사부문의 경우 아예 과·차장급 젊은 인재를 선발해 미국 명문대 정규 석사과정에 2년간 파견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