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달러로 일군 아메리칸드림 .. '라카사델베베' CEO 피터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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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유아용품 전문업체인 라카사델베베(LA CASA DEL BEBE)가 한국에 상륙한다.
'페어랜드코리아'라는 현지법인을 세우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롯데쇼핑 맞은편에 라카사델베베 매장을 이달 중 여는 것.
뉴욕의 맨해튼과 롱아일랜드 등에 10개의 유아용품 전문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라카사델베베는 본베베 쥬퍼 등 브랜드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뜻밖에도 한국출신의 피터윤씨(한국명 윤성균·52)다.
윤 대표는 달랑 6백달러를 들고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호텔에서 근무하다 실직한 뒤 서른 한살의 나이에 무작정 뉴욕행 비행기에 오른다.
케네디공항에 도착하면서 윤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뉴욕에 도착한 다음날 퀸즈에 있는 유아용품점 점원으로 취직했다.
트럭에 짐을 싣고 내리는 허드렛일이 그의 담당.
점포 내 쪽방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점포 주인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으면서 보직이 트럭운전으로 바뀌었다.
7년 만이다.
트럭을 몰 당시 권총을 빼드는 흑인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일도 있었다.
그러나 고생의 대가로 차곡차곡 '종잣돈'을 마련해 나갈 수 있었다.
그는 드디어 미국 땅을 밟은 지 13년 만인 97년 뉴욕 스타인웨이 스트리트 네거리에 있는 조그마한 유아용품 점포를 50만달러에 인수했다.
인수계약을 맺은 뒤 그는 미국 도착 이후 처음으로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잤다고 회고한다.
윤 대표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가 기질을 발휘했다. 본베베라는 브랜드를 설정하고 유모차 유아침대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루마니아와 브라질에 세웠다.
비교적 낮은 제조원가로 고급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성공의 열쇠란 생각에서다.
또하나의 성공비결은 점포위치.
신규 점포를 낼 때마다 한 달 간 현장조사를 벌였다.
매일 12시간씩 △지나가는 사람 수 △성별 △지역의 경제수준 △햇빛이 비치는 방향 △인근 점포의 업종 등을 직접 체크한 뒤 최종 판단을 내렸다.
철저한 현장리서치는 8년 만에 미국 전역에 약 4백평 규모의 전문백화점 10개를 설립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들 전문백화점은 각각 연간 1천만∼2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백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윤 대표는 지금도 출장을 다닐 땐 꼭 6백달러의 현금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겠다'는 케네디공항에서의 맹세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