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선임된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신임 회장은 콘텐츠와 전자 사업부 간 조화와 협력을 이루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 선임 직후 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회사 내 사업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용 절감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으며 세계 수준의 기술 혁신과 시장 중심의 서비스를 결합한 새 아이디어와 새 상품,새 프로젝트,새로운 연합군이 필요하며 '함께 공유해야 할 비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8일 기자회견에서 소니가 휴대용 음악재생기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포드'에 밀린 이유에 대해 "그룹 내 음악 관련 회사를 보유,저작권 보호가 지나치게 강조됐고 경쟁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소니는 지금 협조를 끌어낼 사람을 필요로 하지 독재자는 필요하지 않다"며 "미국에서 지원 부서를 하나로 통합했더니 각 사업부가 형제처럼 친밀해졌는데 일본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전자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스트링거 회장이 발탁된 이유가 통합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소니 내에서는 당초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신화를 이룬 구타라기 겐 부사장이 유력한 후계자로 여겨졌으나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덜 세련된 기술 전문가' 대신 '능란한 사내 정치가'를 택했다는 것이다. 소니의 콘텐츠 사업부는 저작권 문제로 전자 사업부의 새 비즈니스의 발목을 잡았고,전자 사업부 직원들은 콘텐츠에 역량을 집중하는 바람에 기술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불평해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트링거 회장은 CBS에서 일할 때부터 중재와 조정,통합 능력을 인정받았다. CBS 앵커 댄 래더는 "스트링거는 쌍방의 입장을 서로에게 잘 설명하는 놀라운 통역가"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능력은 CBS가 수백명을 해고할 때도 빛을 발했다. 또 사내 정치에도 뛰어나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회장을 다보스 포럼에 등장시키고 뉴욕의 크고 작은 파티에 초청,신임을 샀다. 도쿄=최인한 특파원·김남국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