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호스티지' 피말리는 인질범과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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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10대 강도가 대저택에 침입해 세 식구를 위협하고 인질로 삼는다.
경찰서장 제프(브루스 윌리스)는 같은 시간 마피아들에 의해 아내와 딸을 납치당한다.
10대 강도들은 인질이 된 저택 주인이 어딘가 숨겨놓고 있는 자신들의 범죄 관련 자료를 회수해 오라고 제프를 협박한다.
제프는 강도와 마피아를 상대로 이중의 인질 협상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플로랑 에밀리오 시리 감독의 '호스티지'는 타인의 생명이 걸려 있는 공적 업무와 가족의 생사가 달려 있는 개인적 사건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인질 협상가의 얘기를 다룬 액션 스릴러다.
도입부에서 제프는 자신의 노련함을 과신한 나머지 인질들의 목숨을 잃게 하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누워서 전화 협상을 벌이는 제프의 태도는 그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장치다.
또 제프의 가족이 인질이 되도록 한 설정은 협상가에게 당사자의 입장이 돼 보도록 하기 위한 구성이다.
이로써 주인공이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 양식을 띠게 된다.
대저택에 볼모로 잡혀 있는 저택 주인의 딸은 성폭력 위협에 노출돼 있는 여성 인질의 처지를 상징한다.
제프와 휴대폰 통화를 하는 그녀의 남동생은 제프가 납치된 가족에 대해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도록 해준다.
인질극이 벌어지는 저택 내부와 제프와 경찰들이 포위한 외부 상황은 대조적으로 묘사돼 있다.
내부에는 광기와 폭력,무질서가 가득하고 외부는 이성과 질서가 지배한다.
인질이지만 마피아 범죄에 연루된 용의자인 저택 주인은 이야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변수이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을 요구하는 인질 협상의 본질을 보여주는 캐릭터인 셈이다.
그러나 이야기 진행에만 신경 쓴 탓에 창조적인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가령 집안 내부에선 폭력이 횡행하지만 긴장감은 그리 크지 않다.
좁은 공간에 있는 인질과 강도의 역학관계가 밀도 있게 그려지지 못한 까닭이다.
18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