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0:42
수정2006.04.02 20:44
신승일 < 한국지식재단 연구위원 >
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이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을 때 미국에 있었던 아인슈타인은 핵폭탄이 실현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파괴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핵폭탄 제조를 건의했고 미국은 극비리에 핵폭탄 제조에 들어갔다.
이것이 '맨해튼 프로젝트'로서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사막에서 세계 최초의 핵폭발 실험에 성공했다.
이로써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의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를 열고 그 성가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윈도3.1이 92년 4월 발표된 이후 윈도는 PC 운영체제의 표준이 됐고,빌 게이츠를 세계 최고의 갑부로 올려놓았다.
윈도3.1 개발 프로젝트 코드명은 '스파르타'였다.
핵폭탄과 윈도,20세기에 개발됐지만 아직도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꿈을 가진 비저너리(visionary)와 개발을 담당한 아키텍트(architect)가 있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모든 정보를 손끝에'란 비전을 제시했고,유능한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운영체제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루스벨트는 뉴딜정책 성공에 이어 미국을 세계 최강의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비전을 가졌고 아인슈타인이란 걸출한 과학자를 아키텍트로 기용했다.
현재 우리는 '한류'라는 최대의 호기를 맞고 있다.
'한류'를 팍스 코리아나로 만드는 데 활용해보면 어떨까?
이를 위해 '한류'를 조직적으로 전파하고 뿌리내리는 작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시스템화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일본을 강타하고 있는 '욘사마' 열풍도 잘 활용하면 막대한 '프리미엄'을 얻어낼 수 있다.
'한류'를 하루속히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한류가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코드명 '세토베(SeToBe:서울 도쿄 베이징 세 도시의 영문 두 글자씩 이은 것)'라 명명할 수 있는 3국간 협력 프로젝트를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다양하게 벌여 한류가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을 받아내야 한다.
세계 일등국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비전을 제시하는 비저너리와 이를 이뤄가는 아키텍트들이 나와야 한다.
맨해튼 프로젝트나 스파르타 프로젝트처럼 비밀리에 추진하지 않아도 되는 '세토베'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지휘할 사람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