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업계가 '7백만화소폰' 악몽으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10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빗' 전시회에 7백만화소 카메라폰을 선보임에 따라 카메라 업계가 내세웠던 고화소 우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7백만화소 카메라폰(모델명 SCH-V770)을 공개했다.


이 휴대폰은 앞쪽은 휴대폰,뒤쪽은 디지털 카메라인 '듀얼 페이스' 디자인을 채택해 얼핏 보면 디지털 카메라로 착각할 정도로 겉모습이 비슷하다.


먼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끌어당겨 촬영하는 줌 기능도 디지털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다.


이 카메라폰은 광학 3배,디지털 5배 줌 기능을 갖췄다.


초점 노출 셔터스피드 등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고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특히 카메라폰으로는 처음으로 전문가용 카메라의 교환렌즈와 비슷한 망원·광각 컨버전렌즈를 끼울 수 있다.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케녹스 V10'과 똑같은 경통을 장착하고 있다.


한 마디로 디지털 카메라와 겉모습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구조와 부품상의 장점까지 수용해 기능 차이가 좁혀졌다.


디지털 카메라 업체들은 그동안 휴대폰의 경우 휴대성이 중요해 카메라 화소와 고체촬상소자(CCD)의 크기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CCD와 렌즈가 작고 경통을 장착하기 어려워 사진의 질에서 확실히 뒤진다는 것.


그러나 이제 사진의 질을 결정하는 화소,CCD 크기,렌즈 크기 등에서 카메라폰과 소형 디지털 카메라 사이에 차이가 없어져 디지털 카메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디지털 카메라 업체들은 삼성전자 7백만화소폰의 사양을 파악하는 등 제품 분석에 들어갔다.


디지털 카메라 업체들은 제품 고급화,디자인 강화,컨버전스,가격경쟁력 확보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한다.


화소 경쟁이 무의미해짐에 따라 카메라 본연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사진의 질에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렌즈교환식(SLR) 고급 제품이나 수동 기능이 돋보이는 전문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는 현재 보급형 제품의 경우 디자인,편리성,동영상 기능 등을 강화하고 MP3플레이어 등과의 융합 등을 통해 카메라폰에 맞서고 있다.


관련 업계는 7백만화소폰이 나와도 디지털 카메라가 쉽사리 밀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고화소폰이 당분간 1백만원 안팎의 고가에 팔릴 것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고화소 카메라폰은 기술적인 면에서 디지털 카메라에 뒤질 뿐 아니라 값이 만만치 않아 당분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크게 잠식하진 못할 것"이라며 "사진은 카메라로 찍는다는 인식도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