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추락한 천사(fallen angel)가 될 것인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회사채가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GM 회사채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상승(채권가격 하락),이미 투기등급 채권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다. GM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신용등급 회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GM 회사채의 정크본드 추락이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크본드 추락 위기=현재 S&P는 GM과 GM의 금융자회사 GMAC의 회사채에 대해 투자등급 가운데 최하위인 BBB-를 부여하고 있다. 한 단계만 낮추면 바로 정크본드가 된다. 무디스는 이보다 한 등급 높은 Baa2를,피치는 무디스와 같은 BBB 등급을 매기고 있다. 10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서도 GM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발표까지 나오면서 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S&P는 이미 지난 1월 GM의 장기 전망을 어둡게 평가하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GM 회사채는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AA- 등급(S&P 기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도요타자동차 등 강력한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늘어나는 종업원 연금비용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신용 등급이 계속 떨어졌다. GM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든 6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유럽시장에선 작년에 7억4천2백만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6년째 실적이 악화됐다. 심화되는 가격경쟁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역시 GM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시장 파장에 촉각=GM 회사채의 정크본드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사자인 GM뿐 아니라 미 채권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GM의 회사채 발행 물량이 많아 실제로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펀드 중 상당수는 투자 적격 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만을 허용하고 있어 GM 채권이 정크본드로 추락할 경우 보유 채권을 내다 팔아야만 한다. 리먼 브러더스에 따르면 현재 정크본드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GM과 GMAC 회사채(무담보부사채) 규모는 5백10억달러에 이른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물량이 정크본드로 바뀔 경우 전체 정크본드 시장의 1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GM 회사채의 정크본드 추락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고 GM,투자자,신용평가회사 모두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어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FT는 이와 관련,투자자들이 이미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으며 지난달 투자등급의 일반회사채와 미 국채 간 금리차(신용 스프레드)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진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