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으로부터 받는 제일은행 매각대금 가운데 7천억원을 당초 발표와 달리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지급받기로 했다. 이는 외환시장에서의 환율하락 압력을 줄이고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오페라본드 차입금을 갚기 위한 것이지만 최근의 원화강세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예보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보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일은행 지분 48.49%의 매각대금 1조6천4백82억원 가운데 9천3백80억원은 원화로,나머지 7천1백2억원은 달러로 받기로 지난 1월20일께 SCB와 합의했다. 이는 매각대금을 전액 원화로 받기로 했던 당초 계약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재경부 지분 2.95%의 매각대금 1천2억원은 당초 합의대로 원화로 받기로 했다. 적용환율은 매각종료일 전 5영업일간의 평균환율로 정하되 달러당 1천33∼1천50원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합의했다. 따라서 10일 현재 1천원30전인 원·달러 환율이 다음달 11일께 1천33원 이상으로 급상승하지 않는다면 예보는 이 환율을 기준으로 7천1백2억원에 해당되는 6억8천7백50만달러를 SCB로부터 받게 된다. SCB는 원래 합의대로라면 다음달 11일께 시장환율이 현재와 같은 1천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7억1천20만달러를 예보에 지급해야 하지만 수정된 합의에 따라 6억8천7백50만달러만 주면 되므로 2천2백70만달러(2백27억원)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내달 11일 환율이 1천50원을 넘어서면 예보가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최근의 원화강세 기조가 한 달 새 정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