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번지점프'] "최근 급락은 역외세력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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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는 이유로 투기세력의 공격 외에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 기조를 꼽는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의 무역.재정 등 쌍둥이 적자와 친산업적인 부시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 등 두 가지 요인이 결합되면서 달러 약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외국인 달러 매도세력이 대거 등장하면서 환율 하락 움직임에 가속이 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자금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역외 헤지펀드들의 환투기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은 당초 올 2·4분기 말이나 3·4분기 초에 9백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런 예상보다 1분기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도 "최근의 환율 하락 움직임은 역외세력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 중에는 한국 외환당국의 방어능력과 전략을 테스트하기 위한 투기세력의 자금도 들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심리적 지지선인 1천원선이 뚫리면 곧바로 9백60원선 언저리까지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상승 우려로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하반기 이후 환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돼 달러 유입량이 더 이상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식배당금을 챙긴 외국인들의 환전용 달러 매수세도 잔뜩 대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10일 이런 요인을 들며 "4월부터는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난달 전망을 재확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