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한때 9백89원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 끝에 1천원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능력을 시험하는 역외 펀드 등의 투기적인 달러화 매도 속에서 환율이 개장 초 급락하자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즉각 개입,10일 종가는 전날보다 70전 떨어진 1천원30전에 마감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한때 9백90원 밑으로 떨어졌던 환율은 이 같은 정부와 한은의 대응으로 1천8원까지 오르는 등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등락(19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이 장중 한때 1천원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23일 장중 9백98원10전까지 떨어진 이래 거래일 기준으로 10일 만이며 일중 변동폭 19원은 지난해 12월8일(20원80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또 이날 장중 최저가인 9백89원은 1997년 11월17일의 장중 최저가 9백85원 이후 7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개장 초부터 환율이 급락을 거듭하자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환율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지나치게 하락하고 있다"며 "시장이 정상적인 룰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투기세력이 개입하거나 외생적인 요인이 작용해서 지나치게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투기세력의 공격에 대해 그는 "단정적으로 말할 입장이 아니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혀 최근 환율 하락을 투기적 거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진동수 재경부 차관보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대만과 한국을 중심으로 역외에서 오버 슈팅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은과 협력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5조원의 여유자금이 있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준·안재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