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따지고…이래서 안되고,저래서 안되고.' 청와대는 10일 공직 인사추천위원회를 열고 KOTRA 사장추천위원회가 올린 전직 장관 등 3명의 후보를 심의,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원점에서 재공모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최근 2명의 신임 사장 후보가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음에 따라 역시 재공모에 들어갔다. 고위 공직자 선임 기준이 갈수록 깐깐해지면서 정부가 주요 기관장 적임자 찾기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후보자 기준으로 인해 기관장 선임이 늦춰지면서 '선장' 없이 표류해야 하는 해당 기관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KOTRA 사장 후보 3명에 대해 '퇴짜'를 놓은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예전보다 '도덕성' 잣대가 훨씬 엄격하게 적용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영교 전 사장이 지난 1월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사장 자리가 빈 KOTRA는 3개월 가까이 'CEO 유고' 상태를 지속하게 됐다. 이달 말로 조우현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나 후임 사장 공모절차를 밟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지난 9일 소관 부처인 건설교통부에 추천한 최종 사장 후보 2명이 '비(非) 적임자'로 판정받음에 따라 빠르면 이번주 중 재공모에 나서기로 했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공공 기관장에 대해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에 할 말은 없지만 선임이 늦어지면서 업무 공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적지 않다"며 "잣대가 이렇게 엄격해지니 누가 사장 후보에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