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제의 앞날에 최대 복병은 경상적자나 지나치게 낮은 저축률보다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재정 적자"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0일 뉴욕에서 열린 외교문제평의회 연설에서 "재정적자 문제는 정말 심각하며 장기적인 경제 안정에 중대한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베이비 붐 세대들이 오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직하게 되면 재정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향후 25년 안에 65세를 넘게 될 인구는 3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현 사회보장 시스템 하에서 정부가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불하려면 엄청난 재정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상적자나 낮은 저축률,높은 가계부채 등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시장기능에 의해서 저절로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본의 국가간 흐름이 자유로워져서 미국은 경상적자를 보전할 만한 자금을 외국으로부터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자는 시장의 힘에 의해 자연 치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지난 2월 중 재정적자는 1천1백40억달러에 달해 월간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재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90억달러 늘어 1천10억달러에 달했으나 재정 지출은 2백60억달러 많아진 2천1백50억달러를 기록,1천1백4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작년 2월의 9백70억달러보다 17.5% 증가한 것이다. 또 전문가들의 예상치 1천억달러를 상회하는 규모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