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사망한 아슬란 마스하도프 전(前) 체첸 대통령 아들인 안조르는 부친(父親)이 러시아 언론이나 정부 당국자의 말과는 달리 연방보안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에 거주하고 있는 안조르는 11일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벙커에 대한 어떠한 폭파도 없었으며 부주의한 총기 사용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일랴 샤발킨 북(北)카프카스 러시아군 대변인은 "마스하도프는 숨어 있던 지하벙커가 무너지면서 죽었다"고 밝혔으며 람잔 카디로프 체첸 부총리는 마스하도프 경호원의 총기 오발로 숨졌다고 말한 바 있다. 안조르는 "부친은 경호원들을 통해 협상을 벌이면서 경호원 3명의 목숨을 구할수 있었다"면서 "경호원들이 벙커를 빠져나간뒤 아버지는 전쟁을 시작했으며 총에맞아 숨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마스하도프는 경호원들의 목숨을 살려줄 것을 요구하며 그들을 내보낸뒤 마스하도프와 FSB(연방보안국) 요원들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안조르는 이같은 부친의 사망 당시 상황을 아는 소식통을 통해 전해들었으며 그가 누구인지는 말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조르는 또 마스하도프와 경호원들간에 마찰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했으며 특히 마스하도프가 은신했던 집은 어떤 친척의 집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친에 대해서는 "전쟁에 반대했으며 양측(러시아와 체첸 반군)으로부터희생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조르는 현재 바쿠에서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살고 있으며 자신의 가족들은 오랫동안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