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과 달러 약세 등이 인플레 우려를 자극,주가를 밀어내렸다.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 11,000선 돌파를 앞두고 인플레 악재에 덜미가 잡혀 지난 한 주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우는 10,774.36으로 한 주간 1.52% 떨어졌고 나스닥은 2,041.60으로 1.4% 하락했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원유는 배럴당 54.43달러로 전날보다 89센트 상승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올해 원유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최고가 55.17달러보다는 74센트 낮은 수준이지만 연초에 비해 25%나 올라 투자 분위기를 짓누르고 있다. 유가 상승은 기업 수익을 악화시키는데다 개인소비에 부담을 주고 특히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한다. SG 코웬의 거래 담당인 토드 레온은 "유가가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며 "주가가 어느 시점에서 되오르겠지만 며칠간 내림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시장에는 악재였다. 1월 적자는 5백82억7천만달러로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월간 사상 최대였던 작년 11월의 5백94억2천만달러에 육박한 수준이었다. 그로 인해 한때 달러가치가 흔들렸다. 달러는 곧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적자 확대는 달러 약세 요인으로,이는 또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가상승과 겹쳐 시장에 부담을 줬다. 최근 장기금리가 오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10년짜리 미 재무부 채권수익률은 11일 연 4.55%로 올랐다. 인텔의 1·4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지만 도움이 안됐다. 인텔은 1·4분기 중 매출이 92억∼94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익도 5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제조공정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의외로 적고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 제조 비용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도 국제 원유 값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 같다. 경제지표가 많이 쏟아져 나오지만 투자자들은 유가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는 15일 2월 소비동향,16일 4·4분기 경상적자와 2월 산업생산,17일 2월 경기선행지수,18일 3월 소비자심리 등이다. 이들 지표는 경기가 비교적 탄탄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경기판단을 바꿔놓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고개를 숙일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한 주 더 뒤인 22일엔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단기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