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헌철 SK(주) 사장 hcshin@skcorp.com > 지난 금요일 제43차 정기주주총회를 마쳤다. 꼭 1년 전에 8시간이 걸린 주주총회를 거쳐 구성된 10명의 이사회 대표로서 이번에 총회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하면서,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과 배당금,57%가 넘는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 등도 놀라운 변화이지만,사회로부터 갑자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바로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위한 이사회 중심 경영이었는데,지난 1년 동안의 '이사회다운 이사회' 활동을 많은 국내외 주주들께서 인정해 주었다. 그래서 가장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이사회 다운 이사회 운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만이 회사가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펼쳐 온 한햇동안의 이사회활동을 이번에 '2004 이사회백서'로 발간하게 됐다. 민간기업에서는 다소 생소한 용어인 백서란 이름을 사용한 예도 흔치 않으려니와,그 내용 또한 민간기업에서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백서(白書;White paper)는 맨 처음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영국 정부의 공식보고서 명칭으로 표지를 흰색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화이트 페이퍼라고 불렀다. 이것을 대부분의 나라들이 모방해 자국 정부의 공식문서 명칭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정기적으로 행정부 각 부서별로 경제백서,국방백서 등을 발간하고 있다. 따라서 이사회백서는 회사의 이사회 활동을 공식문서로 발간한 셈이다. 최근 이윤추구와 고용창출이라는 기업의 기존가치에 더하여 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는 지배구조 개선,투명경영,사회공헌 등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고,SK㈜가 바로 이러한 기업에 대한 시대적 요구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따라서 2004년을 지배구조 개선의 원년으로 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온 1년을 돌아보면 이러한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을 대다수가 '불안한 실험'이라고 걱정했던 세간의 우려를 뛰어넘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정착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기업 이사회의 새로운 역할모델(Role Model)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바로 며칠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정치권,경제계,시민단체를 대표한 40명이 체결한 '투명사회 협약'의 경제부문의 핵심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아픔 뒤의 시작이지만 투명경영을 위해 애를 쓴 기록이 한 권의 백서로 나왔다. 많은 다른 기업에 도움이 되고 밀알이 되기를 기대하며,솔직히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믿음도 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