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독특한 기술이나 상품을 갖는 방법밖에 없다.'


금박업체인 하쿠이치사의 아사노 구니코 사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값싼 모방제품이 곧바로 나오기 때문에 다른 회사가 따라오지 못하게 끊임없이 차세대 제품을 준비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쿠이치사는 일본 국내 시장의 95% 이상을 석권한 가나가와지역 금박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금박 미인'으로 불리는 아사노 사장은 보수적인 일본 전통 산업계에서 드문 여성 기업가다.


그는 1975년 '전통산업의 현대화'를 기치로 내걸고 회사를 설립한 후 종업원 1백명,연 매출 20억엔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금을 미세한 박판으로 펼쳐 만든 금박은 불교 용구나 공예품에만 주로 쓰이던 전통 기술.


아사노 사장은 금박의 용도가 줄어들면서 지역 주민의 일거리가 없어지자 '금박 타지 제법(손으로 두들겨 펴던 금박 제조를 기계화한 기술)'을 전국 최초로 개발,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또 금박을 식품 화장품 건자재 생활용품에 활용해 신규 수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7년 '금박을 사랑하고,키우고,살아가는 여자'라는 자서전을 펴낸 뒤 강연 등을 통해 전통 산업의 보존과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사노 사장은 "변화가 심한 현대 소비시대를 맞아 섬세한 마인드를 가진 여성 경영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21세기는 감성을 가진 여성들의 활약이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한국 중국 등에도 진출,사업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나가와=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