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우리금융 스톡옵션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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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황영기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문제를 두고 대주주인 정부 및 예금보험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우리금융측이 마련한 스톡옵션 부여 방안에 대해 정부와 예보측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으로서 지나치게 후하다"며 반대했음에도 이사회에서 표대결 끝에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열리는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정부와 예보가 스톡옵션 안건을 최종 승인할 지 주목된다.
◆스톡옵션의 내용
우리금융은 지난 2일 이사회에서 황영기 회장 등 지주사 및 계열사 임원 49명에게 2005년도 분으로 모두 1백63만5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의결했다.
주요 임원별 스톡옵션 물량은 황영기 회장 25만주,김종욱 부회장 9만주,박승희 전무와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정태석 광주은행장,정경득 경남은행장 각 6만주 등이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9천2백82원,행사시점은 2008년 3월2일 이후로 책정됐다.
이는 예보측의 안과 우리금융 경영발전위원회의 안을 절충한 것이다.
당초 이날 이사회에 상정된 예보측 안에는 황영기 회장의 경우 스톡옵션 수량이 15만주였다.
반면 우리금융 경영발전위원회측은 30만주를 제시,논쟁끝에 25만주로 안건을 수정한 후 투표에 부쳐 4 대 3으로 결정됐다.
◆정부와 예보의 반대
예보측이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로서 스톡옵션 수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다.
우리금융에 투입된 18조6천억원의 공적자금 중 11조5천억원이 아직 미회수된 상태인데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는 것은 국민정서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히 황 회장에게 1년치 스톡옵션으로 25만주를 부여한 것은 경쟁관계인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회장 10만주,신상훈 신한은행장과 최동수 조흥은행장 8만주 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많다는 게 예보측 입장이다.
재경부와 예보는 또 스톡옵션 행사가격도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시각이다.
실제 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 11일 현재 1만4백50원으로 이미 행사가격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주총 승인 여부 주목
우리금융의 지분 구성은 예보 79%,외국인 12%,국내 기관투자가 8% 등이며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따라서 예보가 마음만 먹으면 스톡옵션 안건을 얼마든지 부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재경부는 이 경우 황 회장을 포함한 우리금융 경영진에 대한 최대주주의 불신임으로 비쳐질 가능성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경영진간 갈등은 국내외 투자가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올해의 스톡옵션 부여 안건은 승인하는 대신 오는 4~5월 우리금융측과 경영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경영목표를 상향조정해 경영진의 성과급을 제한하는 등의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