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이달말 2~3개 도시를 자동차 부품 수출 기지로 지정하는 한편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올해 세계 3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이 부품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키우고=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회의에 참석 중인 지린성 창춘시의 주예징 시장은 12일 "상무부가 자동차 부품 수출기지 선정을 위해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창춘 상하이 광저우 우한 등 8곳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 능력이 앞선 베이징 톈진 저장성 등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시장은 "이달 말 결정될 자동차부품 수출기지에는 금융 등 각종 지원이 집중될 것"이라며 "창춘은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이치가 있는 곳으로 지난해 1억3천5백만달러 규모의 자동차와 부품을 수출한 만큼 수출 기지로 선정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집중 투자하면서 부품 산업도 덩달아 성장세를 타 수출액이 매년 늘고 있다. 2000년 66억위안(약 8천2백50억원)에 머물렀던 자동차 부품 수출은 지난해 2배가 훨씬 넘는 1백40억위안(약 1조7천5백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만도를 비롯해 보쉬 델파이 TRW 등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에 진출했다. 이들 외자계 부품업체가 중국 자동차 부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한다. 만도 베이징사무소의 안성환 이사는 "현재 중국 부품업체의 수출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납품하기보다는 애프터서비스 마켓용이 주류를 이루는 수준이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경쟁력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토종 자동차 부품업체는 1천2백59개사에 이른다. ◆부품 수입은 규제하고=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외국 자동차회사들은 완성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부품을 수입할 때 종전의 14% 대신 완성차 수입에 부과되는 수준인 30% 정도의 관세를 내야 한다. 상무부가 지난해 10년 만에 개정한 '자동차 산업정책'에 근거해 이 같은 내용의 '완성차 수입관리방법'을 조만간 시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거의 완성차 로 간주할 수 있는 특정 부품들 간의 조합 기준이 마련됐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 정부가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첨단 부품 현지화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KD(현지조립형 반제품) 수출을 해온 외국 자동차회사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현대차의 승용차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부품들을 자체제작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