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성녀(聖女)로 불리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말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육체의 병은 약으로 고칠 수 있지만 고독 절망 무기력에서 오는 정신적인 병은 사랑으로 고쳐야 한다. 빵 한 조각으로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사랑받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사랑의 실천이 무엇보다 으뜸되는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삶이 버거워 지친 사람들일수록 누군가의 보살핌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이는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애정이 깃들인 관심과 배려가 우선일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게 마련이어서 사회구성원들의 따뜻한 애정이 무엇보다 아쉽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 일각에는 아직도 반(反)기업정서가 남아 있어 기업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사랑받기보다 스스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국내 3백여 주요기업 대표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그 실천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경영전략의 최우선과제로 이웃과 더불어 상생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내세운 것은 이 같은 기업인들의 다짐을 반영한 것이다. 민간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를 확대해 가는 것도 종전과 다른 기업들의 모습이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오는 19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개최하는 '이웃사랑 기업사랑 신춘음악회'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처럼 모두가 갈구하는 '사랑'을 주제로 한 축제의 한마당이 될 것 같아서다. 이웃과 기업이 함께 하는 정겨운 분위기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타고 봄을 맞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실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나눔경영이 이웃사랑으로 이어질 때 기업에 대한 평판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포천'지가 해마다 선정하는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 중 하나가 사회공헌활동인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 신춘음악회는 비록 사랑을 나누는 작은 시작이지만 그 공명은 크고 넓게 퍼져 큰 사랑의 결실을 맺을 게 분명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