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받고 있는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석 출감 후 처음으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박 전 비서실장은 보석출감 이틀째인 13일 동교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고 동교동의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실장 부부와 함께한 오찬에서 "건강에 유의하라"고 당부했고, 박 전 실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지난해 6월 박 전 실장이 지병인 녹내장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위로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실장은 "하나님과 대통령님께 맹세코 150억원 시비는 사실이 아니다. 제가 끝까지 결백을 밝혀내겠다"며 눈물로 결백을 주장했다.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낸 뒤 보석을 신청했고, 12일 보석을 허가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