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0:51
수정2006.04.02 20:53
부산과 경남이 외자유치팀을 중심으로 올부터 외국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자유치를 산업구조 개편의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권역별 발전의 모티브로 삼는가 하면 경남도는 남해안시대를 열어가는 전초기지로 내세우고 있다. 일자리와 생산성 향상에서 나아가 본격적인 지역 고도화를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주수현 연구위원은 "외자유치가 국내기업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국내기업의 기술력 이전과 향상의 계기가 되고 서로 산학협동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쪽으로 발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기업을 향토기업과 마찬가지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활동하는 두 시·도의 유치활동 내용과 향후 계획 등을 살펴본다.
경남도가 올해부터 외자유치 성공기반을 토대로 남해안 시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같은 방침은 그동안 경남도의 외자유치 노력이 남달라 사천시에 위치한 진사외국인전용공단이 외국인투자기업의 메카로 평가받을 만큼 성공을 거뒀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과 달리 열악한 외자유치 조건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맨'으로 무장하고 공격적인 유치활동을 펼치는 모습으로 탈바꿈한 경남도 공무원들의 외자유치 노력 덕택이다.
경남도는 초창기에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비난까지 받아가면서도 외자유치를 행정 제1의 목표로 선정했다. 외자유치가 지역에서 고급기술을 보유할 수 있는 데다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최적의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역인재들이 하나 둘씩 취업이 되고 공장이 가동되자 일자리와 지역의 생산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 덕택에 경남도는 99년부터 한국경남태양유전을 시작으로 외국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18개 기업을 유치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1억3천5백30만달러(6개사)를 유치,전년의 2천7백만달러(3개사)보다 50배나 늘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일본과 중국을 투자 적지로 검토하다 우수한 기술력과 싼 노동력,안정된 금융 및 노사시스템,지리적 우수성 등을 감안해 진사공단에 입주한 데 따른 것이다. 입주업체 가운데 지난 10일 문을 연 미국 스패셜라이트사를 비롯한 10개사가 산자부가 지정한 고도기술 수반사업으로 지정돼 선진기술 이전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른 농촌마을과 달리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살아움직이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사천읍과 사남면 정동면 등 진사공단 인근 지역은 98년 2만9천7백48명에서 지난해 3만4천2백명으로 늘어났다. 수출도 98년 7만8천달러에서 지난해 30만4천달러로 3백90%나 증가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외국기업 유치에 자신감이 생기자 효율적인 외자유치와 함께 진사외국인공단을 기반으로 남해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외국기업들을 유치해 향토기업으로 키우고 이를 발판으로 지식기반산업수도로 경남도를 전환시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우선 효율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전국 처음으로 경제통상국 투자유치과를 기업식팀제로 전환,운영키로 했다.
그동안 투자유치지원,구미 아주 국내 자본 유치 등 투자유치 대상지역별 4개 팀제로 운영해오던 투자유치과(17명)의 프로젝트를 산업별 6개팀으로 개편했다. 관리와 기계·자동차산업,조선·해양레저산업,기업도시,항공산업지원서비스,첨단산업팀 등이다. 팀장의 직급파괴는 물론 사무실 구조의 재배치 등 실현 가능한 혁신적인 방안까지 검토해 성공여부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해안시대 실현을 위해 지난달 전남도와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다. 부산시도 가세,오는 4월에 3개 시·도의 시 도지사,의회 의장,관내 대학총장 등 시·도별 50명씩 총 1백50명이 모여 남해안발전공동협의체를 구성,공동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산업과 관광 지역개발 교통 물류 문화 제도개선 등의 조직을 갖추고 중점 추진과제와 마스트플랜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