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는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데다 이헌재 전 부총리와 같은 강한 카리스마는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전임 부총리들이 경험하지 못한 산업정책과 통상 등 최근 글로벌 경쟁시대에 중요성이 한결 부각되고 있는 '실물 부문'에서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관록을 쌓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또 합리적 성격을 바탕으로 정책조정이 주요 임무인 국무조정실장을 1년여 동안 성공적으로 수행,'조화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많다. ◆경제부처 장악될까 경제수장으로서 한 신임 부총리의 특징 중 주목되는 건 비교적 '젊다'는 점과 합리적 업무스타일이다. 우선 나이로만 따지면 올해 56세인 한 부총리는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 중 박홍수 농림(50)·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53)을 제외하곤 가장 젊다. 주요 정책 파트너인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59)이나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67),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58),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60) 등은 한 부총리에 비해 2∼11살 많다. 김진표 교육부총리(58)는 2살,오명 과학기술부총리(65)는 9살 위다. 김 복지부 장관은 경기고 선배,강 공정위원장은 서울대 상대 선배다. 한 부총리는 또 '카리스마형 보스'보다는 '합리적 리더'에 가깝다. 이헌재 전 부총리와 대조적인 부분이다. 때문에 부처간 견해가 갈리는 정책결정 때 얼마나 강한 통솔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당·정·청 불협화음 줄어들듯 당·정·청 간의 정책 조율사로서의 역할은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 1년여간 국무조정실장을 맡으며 주요 정책현안에 대한 협의채널 임무를 무리없이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전 부총리가 정책 코드가 달라 종종 충돌했던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한 부총리는 마찰을 빚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총리는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가 높아 개혁과 실용주의라는 두 가지 코드를 잘 조화시킬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때문에 정부와 청와대 간 이견으로 인해 초래된 '정책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실용주의 라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정세균 원내대표나 원혜영 정책위 의장 등과도 호흡을 잘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달 말 재보궐 선거 등을 앞두고 여당측에서 정치 논리를 앞세운 정책을 요구할 경우 한 부총리가 얼마나 버티는 뒷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