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조만간 990원대 떨어진후 횡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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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중 세자릿수로 출발해 네자릿수로 마감하는 '전삼후사(前3後4)'장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초 9백95원50전까지 하락하다 외환당국의 직접 개입(달러 매수)에 힘입어 1천원선을 간신히 지켰다.
이같이 환율이 장중 한때 1천원선을 밑돈 것이 올 들어 벌써 네번째이고 지난 10일부터 사흘 연속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전삼후사' 장세가 오래 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젠 '환율 하락'을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외환당국이 혼신의 힘을 다해 틀어막고는 있지만 언젠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자봉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지난 69년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이어서 2001년 이후 진행돼온 달러가치 하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언제,얼마나 달러가치가 떨어지느냐는 것.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9백90원대로 떨어진 뒤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자릿수 환율이 곧 현실화하겠지만 그렇다고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근거로 우선 잠재적인 달러 매수세가 적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제 유가 상승분만큼 국내 정유사들의 달러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다 올해 외국인의 주식배당금 송금용 환전 수요도 사상 최대규모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 변수로는 △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의 외환정책 방향 △엔·달러 환율 움직임 △북핵 문제 등이 꼽혔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한 부총리가 통상전문가답게 환율정책을 이헌재 전 부총리보다 유연하게 풀어가거나 엔·달러 환율이 추가하락할 경우엔 원화환율의 낙폭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대북 강경파들로 짜여지고 있는 미국의 외교·안보라인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칫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높아진다면 오히려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