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14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2천3백6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선물 베이시스(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을 뺀 값) 움직임과 연계된 차익거래 순매도는 6백93억원인 데 비해 이와 상관없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비차익거래 순매도는 1천6백67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날 베이시스는 장중 0.3의 콘탱고(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나타냈음에도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돼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베이시스가 장중 0.6∼0.8로 높아졌을 때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매수차익거래)는 베이시스가 0.3만 되더라도 청산(프로그램 매도)하면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이날 콘탱고 상황에서도 프로그램 매물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대규모로 쏟아진 비차익 매물은 외국계펀드의 차익 실현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선물 3월물 만기일인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사흘 연속 하루에 2천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매가 이뤄지면서 주가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 전체 거래대금 중 프로그램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초에는 5% 내외였지만,10일에는 16.4%나 됐고 11일 7.9%,이날 7.0% 등으로 높아져 그만큼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유가 급등,환율 하락 등 악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커지는 것은 그만큼 현물시장에서 기관과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선물 6월물이 최근월물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아직 베이시스의 등락이 큰 상태"라며 "프로그램 매매는 짧아도 이번주까지는 대규모 순매수·순매도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