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법의 국회 통과 후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 '빅3'의 행보가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비교적 신중한 입장이던 손학규 경기지사는 활발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당내분란을 뒤로한 채 15일 '외교무대' 데뷔에 나섰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일단 몸을 낮추고 있다. 손 지사는 지난 14일 "내년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대권도전 의사를 공식화한데 이어 박 대표를 만나 행정도시법 찬성입장을 재확인했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행정도시 건설은 수도분할이 아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장외투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18일엔 이해찬 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을 만나 수도권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손 지사의 이같은 행보는 '빅3' 중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를 높이고 이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박 대표의 미국방문은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외교분야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다. 북핵문제 등 미묘한 외교사안에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자신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당 내분 수습과 혁신작업 등을 통해 대권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이 시장은 이날 당 수도지키기투쟁위가 주도하는 '수도분할저지 궐기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쁘다'는게 이 시장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집회참여로 괜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당분간 '수도지키기' 행보를 계속하겠지만 강·온조절을 하며 박 대표 및 손 지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