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유지되어온 계급제 중심의 공무원조직이 팀제를 근간으로 한 기업형 조직으로 바뀐다. 이에따라 공직사회 내부경쟁이 본격화되고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보수가 크게 달라지는 민간기업 성과보상시스템이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행정자치부의 '본부·팀제 조직개편안'을 확정,의결했다. 이 안에 따르면 행자부는 정부조직의 전형적인 형태인 '실·국·과'를 폐지하는 대신 본부 및 팀제를 도입,5본부 48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동안 일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조직계층 구조를 그대로 두고 단순히 명칭을 과에서 팀으로 바꾸거나 태스크포스 형태로 팀제를 운영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조직의 골격을 팀제로 바꾼 것은 정부기관 중 처음이다. 특히 정부는 행자부의 기업형 조직 개편이 성공작으로 평가될 경우 내년부터 팀제를 전 부처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결재라인 3단계로 축소 종전 행자부의 기본 결재라인은 직원-계장-과장-국장-차관보급 등 5단계였다. 이런 다층 구조로 인해 특정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도 불분명했다. 그러나 본부장과 팀장 인사가 마무리되는 내주 초부터는 이 단계가 팀원-팀장-본부장 3단계로 단축된다. 책임행정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의사 결정 속도도 훨씬 빨라지게 된다. 업무도 민간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추진된다. 오영교 행자부 장관은 "장관과 차관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이 비전을 제시하고 전체적인 업무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급 파괴도 예상되고 있다. 본부장은 1∼3급,관·단장은 2∼4급,팀장은 2∼5급 중에서 선임되기 때문에 높은 직급자가 하위 직급자 본부장·팀장 아래의 팀장·팀원으로 배치될 수 있게 된다. 특히 서비스업종의 민간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고객만족행정(CS)팀'을 중앙정부부처 중에서는 처음으로 신설,국민과 다른 부처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도 수시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성과주의 확산될 듯 경쟁은 팀제 첫 인사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오 장관은 5개 본부장과 48개 팀장 등에 대해 공모방식을 도입했다. 1∼3급이면 누구나 본부장에,나머지 5급까지의 공무원은 모두 팀장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장관은 "이번주 중 공모신청자를 심사해 늦어도 내주 초엔 발령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부장과 팀장들은 장·차관과 성과계약을 맺고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연봉에서 불이익을 보게 될 전망이다. 행자부의 조직 개편에 다른 부처들은 긴장하고 있다. 중앙인사위의 한 서기관은 "머지 않아 다른 부처에도 팀제가 도입될 게 뻔해 기대반 걱정반"이라고 전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등에서도 팀제 실시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