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5일 주가 급락을 6개월 넘게 상승세를 지속한 데 따른 자연스런 조정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또 상승추세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재상승할 것이며 반등의 모습은 경기회복속도와 외국인매매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내수우량주 중심의 투자로 위험을 관리하면서 IT주에 대한 관심을 점차 높여갈 것을 주문했다. ◆장기급등에 따른 과열해소 주가가 장기 급등했던 데 따른 피로감과 그에 따른 기술적 지표들의 과열이 급락을 불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경기 회복의 구체적인 신호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높아진 점도 지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지수 급등과 외국인 매도로 시장에너지가 약해진 증시가 금리의 하락 반전과 부총리 교체를 빌미로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대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반면,실제 회복 속도는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조정의 필요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IT경기 회복 지연을 우려한 외국인이 9일 연속 매도 공세를 펼치며 차익 실현에 나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급락의 배경이다. 윤재현 세종증권 상무는 "주가와 환율 상승에 따라 외국인들이 지수 비중이 높은 IT주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데 따른 필연적인 조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오는 2분기에 IT주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외국인 매물을 불러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주가 재평가 차원에서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번 조정은 깊어지더라도 950선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대표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상승 추세는 굳건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가 구체화되는 내달 중순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대표도 "지난해 8월부터 긴 상승 파동이 진행되면서 에너지가 소진됐지만 기관 중심의 매수 대기자금이 많아 970∼980에서 지지될 것"이라며 "상승장에서 소외된 IT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 윤 상무는 "2∼3주의 짧은 조정을 거친 뒤 철강 화학 등 중국 관련주와 중소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 환율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조정이 좀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대표는 "IT주 실적 부진이 2분기에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에 5월까지는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승세를 보이던 세계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최근 혼조세로 돌아서 상반기 중에는 센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