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엔 [ ]짜리 PC방도 있다.
인기 TV프로그램 "스펀지"식 문제의 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이다.
별 다섯개짜리 호텔이 있듯이 별 다섯개짜리 PC방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말이다.
물론 정부가 인증해준 등급은 아니다.
최고급 호텔에 버금갈 정도로 시설과 인테리어 서비스가 호텔식인 PC방이란 얘기다.
어두컴컴하고 음침하고 냄새나고 담배연기 자욱한 구식 PC방과는 비교가 안된다.
아이들에게 이용을 권해도 무방할 정도로 실내 조명과 공기가 좋다.
물론 음란 동영상물은 금지돼 있다.
★쾌적한 실내공간
PC방 업계는 요즘 가치혁신중이다.
기존의 PC방 이미지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2003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별 다섯개짜리 PC방이 구식 PC방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머잖아 구식 PC방이 완전 소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PC방의 변신은 모든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선 인테리어.결론부터 말하면 확 변했다.
호텔 비즈니스센터나 항공기 1등석 이미지를 풍길 정도로 인테리어가 화려하다.
바닥은 고급 대리석으로 깔려 있고 내장재는 밝은 색상의 고급소재로 꾸며져 있다.
천장은 공간감 확보를 위해 없앤 곳이 많다.
천장을 통과하는 각종 파이프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기법으로 돼 있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의자와 PC 배치대의 색상도 밝은색 위주로 꾸며 어두컴컴한 이미지를 없앴다`.벽은 다양한 그림과 사진으로 디자인돼 편안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준다.
단색으로 색칠하는 식의 무미건조함은 찾아볼 수 없다.
조명은 과거 PC방과 요즘 PC방이 얼마나 차원이 다른지를 보여준다.
전체 조명과 PC게임별 조명으로 세분화돼 있다.
전체적으로 환한 느낌을 강조한 것은 변신하는 모든 PC방의 공통점이다.
PC 이용자가 어떤 게임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조명을 달리 사용하도록 한 것은 독특하다.
게임을 즐기는 쪽은 빛을 약간 어둡게 해주고 서핑을 즐기는 고객용 컴퓨터엔 밝은 조명을 배치하는 식이다.
또 작은 전등과 큰 전등이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미래 PC방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쾌적한 공간감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의 모습이다.
구식 PC방은 손님을 많이 받기 위해 여유공간을 최소화해 비좁은 느낌이 많았다.
하지만 별 다섯개짜리 PC방은 메인 통로와 진입로가 넓직넓직하다.
두 사람이 앉으면 지나갈 틈이 없던 구식 PC방과 달리 여유공간이 많다.
1백평짜리,2백평짜리,3백평짜리 PC방이 생기는 이유다.
고객들에게 최대한 넓은 공간감을 줌으로써 "내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구나"라는 느낌을 주자는 전략이다.
서울 천호동에서 사이버파크 파리점을 운영하는 양승한 사장(53)은 "여유공간이 너무 넓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PC를 더 빼고 공간을 더 넓힐 것 그랬어요.
입구에 소파가 있는 휴식공간을 못 만든 것이 조금 후회되네요"라고 말했다.
실내 공기도 예전 PC방과 너무 다르다.
담배연기와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던 옛날 PC방과 달리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배출시설과 흡입시설이 2마력 이상이다.
양 사장은 "고객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바로 실내공기"라며 "실내공기가 나쁘면 오래 있지 않고 금방 가버린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어 "하지만 우리는 흡입용으로 2마력,배출용으로 3마력짜리 장비를 쓰기 때문에 쾌적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흡연석과 금연석이 구분돼 있다.
흡연석의 경우 담배연기가 퍼지지 않게 급배기시설로 흡입해 버린다.
★달라진 서비스
고객 위주 서비스도 달라진 점이다.
고객들이 게임을 즐기다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PC 옆에 설치된 벨을 누르면 직원이 달려가 주문을 받는다.
또 고객이 들어오면 직원들은 흡연 여부를 묻는다.
게임 취향도 묻는다.
고객 취향에 맞춰 자리를 권한다.
의자 높낮이도 맞춰줄 뿐 아니라 게임도 가르쳐 준다.
직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
깨끗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이 들고날 때 친절하게 인사하는 것은 기본이다.
불량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PC방 안에는 카페도 있다.
별도 공간으로 카페를 만들어 먹고 마시고 싶은 간단한 식음료를 살 수 있게 돼 있다.
젊은 고객의 취향에 맞춰 에스프레소 등 각종 커피와 스낵류도 판다.
카페 앞에서는 고객들이 앉아 먹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는 곳도 있다.
★다시 늘어나는 고객
이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는 PC방 프랜차이즈 '사이버파크'는 PC방이 변하면서 고객층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초등학생 등 학생층과 40∼50대층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어두운 PC방은 초등학생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으나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사이버파크 본사인 밸류스패이스측은 "부모님들이 한번 와보고는 밝고 쾌적한 환경을 보고 놀란다"면서 "입소문을 타서인지 요즘은 학생층의 발길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 고객이 유별나게 많은 성신여대점은 이같은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 사례였다.
물론 성인 음란물은 절대 금지하고 있다.
변화는 매출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좋은 시설에 좋은 고객이 많이 온다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고 한다.
투자한 만큼 뽑는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영화시사회 참가 등 문화 이벤트도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요인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별 다섯개짜리 PC방은 전국 게임방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PC방 브랜드로는 사이버파크 외에 '존앤존''지투존''메가웹스테이션''유니넷'등이 있다.
별 다섯개짜리 PC방은 가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다.
이용료는 시간당 1천원 안팎.
글=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