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장(58)이 최근 한국기업윤리학회(회장 장영철)로부터 '제3회 기업윤리대상'(중소기업 부문)을 받았다. 강 사장은 지난 18년동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최고경영자(CEO)로 해외시장을 개척,한국제약산업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해외 쪽에 특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1%,해외시장은 99%'라는 강 사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유나이티드'라는 회사 이름도 '해외로 나아가자'는 뜻에서 강 사장이 직접 지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35개국에 1백30여가지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엔 해외부문 실적이 1백20억원으로 전체 매출 5백20억원의 23%를 차지했다. 미국 앨라배마주,베트남 호찌민 등 2곳에 해외 공장을 마련,가동하고 있다. 오는 2007년에는 이집트 카이로에 의약품 생산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한국의 간판 다국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해 눈코뜰새 없이 바쁜 강 사장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집무실에서 만나봤다. "좁은 한국 시장에서 국내 제약회사들끼리 아웅다웅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더더욱 해외시장에서 그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강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71년 영업사원으로 동화약품에 들어가면서 제약업과 인연을 맺었다. 10여년간 현장을 돌아다니며 경험과 인맥을 쌓은 그는 의약품 수입회사를 설립,직접 사업에 나섰다. 영업사원 시절에 신뢰를 쌓았던 인맥들이 의약품 수입회사의 든든한 고객이 됐다. 강 사장은 이 사업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지난 87년 락희제약을 인수했다. 그런 다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으로 이름을 바꿨다. 처음에는 외국에서 항암제를 수입해 팔았다. 돈이 되는 사업이긴 했지만 만족할 수가 없었다. 해외에서 인삼의 인기가 높다는 점에 착안,그는 인삼 성분을 함유한 피로회복제를 개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개발한 게 바로 '홈타민'이다. 강 사장은 홈타민 발매를 계기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중심 기지로 베트남을 택했다. 충남 시장개척단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사회주의 국가면서도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홈타민은 큰 인기를 끌었다. 93년 첫 수출된 이래 TV광고 등을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95년 92만달러에서 98년에는 2백90만달러로 늘어났다. 강 사장은 아예 현지공장 건설에 나섰다. 6백만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베트남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홈타민 등 의약품은 현재 필리핀,미얀마,나이지리아 등 2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 지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6년부터는 관세를 부담하지 않고 아세안(ASEAN) 국가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강 사장은 미국 앨라배마주에도 공장을 건설했다. 현지 공장에서 건강기능 식품을 생산,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그는 또 대우건설과 손잡고 의약품 공장을 건설해 턴키베이스로 수출할 예정이다. 오는 6월 착공에 들어갈 이집트 카이로 공장이 그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의약품 공장 및 설비,제조기술 등을 한꺼번에 이집트 측에 넘길 계획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이집트 공장 지분의 20%를 보유하고 이집트,요르단 등 중동 나라가 나머지 80%를 갖게 된다. 이 회사는 중동,아프리카의 3개국과도 의약품 공장을 턴키베이스로 수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강 사장은 연구개발(R&D)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해마다 매출의 6%가량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개량 신약(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38개의 개량 신약에 대해 생동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7년까지 3개의 개량 신약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또한 성인병 치료제 분야에서 올해 5개의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의 5백20억원보다 53.8%가 늘어난 8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살아가면서 어려움과 위험이 없다면 너무 심심하지 않겠습니까.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것은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되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강 사장은 "언제나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세계 일류 다국적 기업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