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롯데백화점 내에 위치한 이솝한의원 이명덕 원장(35?사진)은 한약을 직접 만드는 한의사로 유명하다. 이 원장은 매일 진료가 끝나면 밤에 그날 진료한 환자에게 처방할 한약을 만든다. "환자가 병을 고치려고 먹는 약입니다. 약을 잘 아는 한의사가 직접 약재를 고르고 한약을 만들어야 약효가 좋지요." 이 원장은 한약과 함께 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젊은 나이지만 이 원장의 침 솜씨는 알아준다. 그는 침 놓는 법을 중국에서 배웠다. 대전대 한의대를 졸업한 그는 지난 99년 9월 무작정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중의학대학 부속병원인 시웬병원에 찾아가 자신을 교육생으로 받아달라고 졸랐다. 병원 측은 어이가 없었지만 이 원장이 6시간동안 떼를 쓰자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 병원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병원 측의 배려로 침의 대가로 알려진 엔런밍과 왕커젠 의사로부터 침을 배웠다. 이 원장은 6개월 만에 시웬병원 입원 환자에게 침을 놓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2년 반동안 침을 배운 그는 한국에 돌아와 소아 및 여성 전문 한의원을 열었다. 이솝한의원은 특히 성장 전문 한의원으로 소문나 있다. "침과 한약으로 키가 더 자랄 수 있어요. 한약은 환약으로 하루에 한알만 먹으면 됩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13세 어린이 2백명을 대상으로 한약과 침으로 치료한 결과 성장판이 열려 있는 경우 월 평균 1.5∼2.5cm 자랐으며,성장판이 닫힌 경우는 0.8∼1.5cm 자랐다고 이 원장은 밝혔다. "치료를 받은 뒤 키가 훌쩍 자란 어린이를 보면 제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도 키가 작은 편이거든요." 이 원장은 "저처럼 키로 고민하는 어린이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게 제 작은 소망"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