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김 대리(32)의 별명은 '인간 조미료'이다. 늘 어깨에 흰눈가루를 뿌려 놓은 듯 비듬이 수북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머리를 감지만 별 소용이 없다. 체격이 좋고 얼굴도 꽃미남이지만 비듬 때문에 스타일 구기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노총각을 면해보려고 소개팅에 가서도 비듬 때문에 '딱지' 맞기가 일쑤다. 업무차 회의를 할 때도 어깨에 떨어진 비듬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검정이나 파란색 등의 양복은 입기가 겁날 정도다. 여직원들로부터 머리를 자주 감으라는 핀잔을 듣는 것이 창피해 수시로 어깨의 비듬을 털어보지만 아무리 털어내도 그때뿐이다. 머리 속이 가려워도 비듬이 떨어질까봐 차마 긁지도 못한다. 머리가 너무 가려워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 때도 많다. 참다 못해 볼펜이나 펜 뚜껑 끝으로 두피를 쿡쿡 찌르거나 긁다보면 피가 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발소에서 이발사가 비듬을 없애준다고 플라스틱솔로 박박 머리를 감겨주는 바람에 두피에 염증까지 생겨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우리 몸 전체에서 노화된 각질이 떨어져 나가듯 두피에서도 노화된 각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두피의 각질층이 정상보다 많이 떨어져 나갈 때 이것을 '비듬'이라고 한다. 보통 '비듬은 머리를 잘 안 감아서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머리를 자주 감아도 비듬은 생길 수 있다. 두피도 건성과 지성이 있듯이 비듬도 건성과 지성으로 나뉜다. 건성두피에 생기는 건성비듬은 말 그대로 두피의 건조가 심해 생긴다. 두피가 건조한데 머리를 너무 자주 감을 때,샴푸 후 깨끗하게 헹구지 않아 두피를 더욱 자극할 때,뜨거운 헤어드라이기를 과도하게 사용해 두피가 더욱 건조해질 때 건성 비듬이 생기기 쉽다. 특히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피부건조가 심해지는 봄철에는 비듬이 더 잘 생긴다. 두피가 건성일 경우에는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머리를 매일 감거나 세정력이 강한 샴푸를 사용하면 두피가 건조해져 각질이 더 잘 벗겨지기 때문이다. 머리는 2∼3일에 한번씩 감는 것이 적당하다. 두피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샴푸 후 헤어트리트먼트나 유분이 많은 헤어크림을 충분히 바르고 두피 마사지를 해준다. 샴푸의 종류는 건성용 샴푸를 사용하고 비듬이 많이 있는 경우 비듬치료용 샴푸와 교대로 사용한다. 지성두피에 생기는 지성 비듬은 입자가 크고 누렇고 끈적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모발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에게 잘 생기고 계절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지성 두피는 자주 머리를 감아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지성용 샴푸로 매일 머리를 감는다. 비듬이 있는 경우 2∼3일에 한번씩 비듬치료용 샴푸를 사용한다. 헤어트리트먼트,헤어크림,헤어에센스 등 유분이 많이 함유된 헤어 제품의 사용은 가급적 자제한다. 이런 제품은 두피에 기름기를 더 많게 하기 때문이다. 일단 머리에 비듬이 생기면 무턱대고 머리만 자주 감아서는 안 된다. 먼저 자신의 두피가 건성인지 지성인지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 비듬은 건성 지성 모두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두피를 긁다보면 상처가 생기고 염증을 유발하게 되며,심해지면 지루성 피부염으로 전이된다. 게다가 이런 증상들은 탈모의 원인이 된다. 비듬이 심각할 경우 모발 관리 외에도 바르는 약과 먹는 약 처방이 필요하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www.kdp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