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모임을 하루 앞두고 증산 능력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면서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이 55달러를 돌파하기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26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WTI 4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10센트 오른 55.05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장중 한때 55.45달러까지 상승,사상 최고치인 55.67달러에 근접했다. 이로써 WTI 선물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7% 급등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도 19센트 오른 53.85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OPEC 회의를 하루 앞두고 증산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에서도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증산 여력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에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셰이크 아흐마드 파드 알 사바 OPEC 의장이 이날 '단계적으로 하루 쿼터 1백만배럴 확대' 방침을 밝히고,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전날 50만배럴 증산을 제의했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증산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OPEC 회원국의 증산 여력이 하루 1백50만∼2백만배럴 정도에 불과해 실질적인 증산으로 이어질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OPEC은 현재 생산 쿼터보다 하루 1백만배럴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OPEC의 증산 여부에 관계 없이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