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시인,문화비평가로 활동 중인 복거일씨(59)가 청소년을 위한 판타지 소설 '숨은 나라의 병아리 마법사'(이룸)를 펴냈다. 이 소설은 복씨가 4년 전 발표한 장편 '마법성의 수호자,나의 깨끗한 들깨'에 액자소설 형식으로 등장한 동화를 독립된 이야기로 재창조한 것이다. 책은 열다섯 살 마법사 소녀 민이가 마법성(城)을 찾아가는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 동물 식물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환상소설의 형태로 풀어놓았다. 도룬제국 동쪽 기연 반도에 자리잡은 새벽왕국에 마법사의 딸 민이가 살고 있다. 민이의 아버지는 어린이를 구하다가 마력이 소진되어 더 이상 마법을 쓰지 못한다. 역시 마법사였던 민이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새벽왕국의 마지막 마법사인 민이는 견습 마법사에서 진짜 마법사가 되기 위해 마법성으로 수련 여행을 떠난다. 작품 속엔 마법사가 등장하고 용이 날아다니며 강아지도 말을 하지만 '숨은 나라의…'가 펼쳐 보이는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어른들은 이기적이고 교활하며 아이들 역시 순진무구하지만은 않다. 못된 장사꾼,유산 때문에 싸우는 형제들,상인들을 괴롭히는 폭력배 등과 부딪치며 민이는 차츰 세상에 눈을 뜨고 처세하는 법도 깨우쳐 간다. 작가는 후기에서 "교과서만 보도록 다그쳐지는 시기의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통해 책에 대한 갈증을 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