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첫 선을 보인 민간임대아파트 분양에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해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수도권 1순위 청약결과 민간임대아파트 10개 평형 전체가 대거 미달됐다. 전문가들은 임대아파트임에도 불구,시범단지 민영아파트 분양가를 웃도는 비싼 분양가가 이같은 참패를 자초했다고 지적햇다. 시민단체들도 편법에 가까운 분양구조와 '폭리'에 가까운 분양가를 비판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동탄 첫 민간임대 완패 충격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동탄에서 처음 공급되는 민간임대아파트는 10개 평형 2천9백16가구이다. 업계는 물론 청약대기자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결과는 예상밖의 '참패'다. 15일 저녁 수도권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10개 평형 모두 미달사태를 빚었다. 광명 샤인빌 31평형 B타입의 경우 단 2명만이 신청했을 정도다. 모아건설 24평형은 3백53가구중 무려 3백41가구가 미달됐다. 모아건설산업 24평형도 3백33가구 가운데 3백23가구가 차순위로 넘어갔다. 민간임대아파트 성격상 순위내 청약이 어려울 것으로는 예상했으나 미달 규모가 너무 커 해당업체들은 당황하는 기색이다. 특히 이같은 청약률을 고려할 때 계약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여 업체들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이다. 일부 업체들은 벌써부터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미분양 물량을 넘기는 '작업'을 심각하게 검토할 정도다. ◆평당 2백50만원 이상 '폭리' 지적 이번에 공급된 민간임대아파트용 부지의 땅값은 지난해 분양됐던 시범단지 민영아파트 부지의 55∼70%선이다. 서민주거안정 차원에서 한국토지공사가 업체들에 땅을 싸게 공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분양가는 오히려 임대아파트가 더 높게 책정돼 실패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임대아파트를 선보인 2-4블록의 광명주택과 4-8블록의 모아건설산업의 평당 땅값은 1백83만원이다. 4-7블록(신일)은 2백10만원,4-2블록(모아건설)의 택지공급 가격도 2백46만원선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시범단지의 평균 택지 공급가인 3백24만원의 50∼75%선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양가는 이번에 선보인 임대아파트가 시범단지 민영아파트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이번 3차 동시분양에 나온 임대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7백20만∼7백40만원선이다. 이는 시범단지 민영아파트 20평형대 평균 분양가 7백12만원과 30평형대 평균 분양가 7백26만원에 비해 평당 10만∼20만원가량 비싼 가격이다. 시범단지에서 땅값이 가장 비쌌던 '금호 어울림'27평형 기준층 평당 분양가는 6백31만원이었다. 반면 이번에 선보인 모아건설산업의 임대아파트 23평형 분양가는 7백31만원이다. 31평형은 평당 7백37만원으로 시범단지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 분양가를 앞지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택지 공급가격과 표준건축비(3백40만원) 등을 감안했을 때 평당 분양가는 4백50만~5백만원선이 적정 수준"이라며 "계산상으로는 평당 2백50만원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무늬만 임대아파트 가격뿐 아니라 임대아파트의 공급구조에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다. 임대아파트가 민영아파트처럼 일반분양되는 편법이 이번 동탄 3차 동시분양에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민간임대아파트는 입주 후 2년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입주자가 분양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동탄에서는 사실상 계약단계서부터 일반분양을 유도하는 편법이 동원됐다. 임대아파트 공급업체 대부분이 일반아파트와 동일하게 계약 후 4회에 걸쳐 중도금을 내고 잔금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임대아파트 건설을 명분으로 땅은 싸게 공급받은 뒤 분양은 일반아파트와 똑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교통부에서도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지자체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무늬만 민간임대아파트 업체들에 땅만 싸게 공급해서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의 잇속만 챙겨주고 있다"면서 "특히 민간임대아파트의 고분양가는 서민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