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경제연구회' 붐이 일고 있다. 노사관계 기업경영 금융 조세 통상 등 최근 두 달새 6개의 경제관련 공부모임(연구회)이 발족되었거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들 공부모임은 단순히 경제전반에 대한 검사들의 이해수준을 높이는 아마추어 스터디그룹이 아니다. 앞으로 '통상분야는 000검사가 마스터,기업마케팅분야는 000검사가 통'이라는 식의 분야별 경제전문검사(일명 마스터)를 집중적으로 양성,경제수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위한 검사들의 자발적인 내부 혁신운동이다. 연구회를 총괄하는 봉욱 대검 연구관(사시29회)은 "현재 일선검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회를 결성하고 있지만 대검차원에서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등 사실상 제도적으로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론 모든 검사들이 경제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분야에 걸쳐 한가지씩 전문지식을 쌓는 '마스터'제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중심 '연구모임'결성 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전현직 검사들을 주축으로 한 금융증권법연구회(회장 국민수 부장검사)가 오는 21일 출범하는 것을 비롯해 자금추적실무연구회와 노사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할 민주사회포럼이 다음달 발족할 예정이다. 금융증권법연구회는 대선자금수사의 단초를 마련해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인규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을 고문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검찰내 금융범죄 수사통으로 꼽히는 이석환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가 이 모임의 간사를 맡기로 했고 임수빈 부부장검사,허철호 김지용 검사 등 4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회는 증권법학회 등 외부 전문모임과 함께 정기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계좌추적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는 대검 이광호 사무관을 중심으로 출범하는 자금추적실무연구회는 해외자금 도피 사범 등의 효율적인 추적 방안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민주사회포럼에는 황교안 임정혁 부장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 40여명이 참여한다.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많은 울산에선 파업 등 각종 노동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노동법실무연구회가 오는 19일 출범한다. 이 모임은 공상훈 부장검사와 김유랑 조정태 검사 등 22명의 검사가 고정멤버로 결성됐다. 이로써 검찰 내 경제관련 연구회는 이들 네 곳을 포함,지난 1월 발족한 첨단범죄수사연구회(회장 이득홍 부장검사)와 관세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인천지역 외사연구회까지 모두 6개로 늘어났다. 경제분야외 해양수산범죄연구회,영미형사법연구회까지 합치면 올 들어 생긴 검찰 내 연구모임은 모두 8개에 이른다. ◆수사 지식마스터 양성 검찰은 연구회를 '수사마스터 양성 코스'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봉욱 연구관을 지식관리 담당관으로 임명,연구회지원제도를 확충하고 있다. 또 앞으로 해외연수나 국제기구 파견 등에도 연구회 출신들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검사들의 연구활동을 촉진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연구회를 바탕으로 모든 검사들이 전문분야를 갖도록 하고 대형사건의 수사팀 구성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경우 재판 주제별로 내부 자문위원단이 있어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사람들을 통해 판결 방향을 정립할 수 있다"며 "앞으로 검찰도 다양한 지식마스터들을 활용해 영역별 수사가이드를 제공받고 최적의 효율적인 수사인력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