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과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을 의결하면서 양국간 민간교류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일본과 자매결연을 맺은 지자체들은 일제히 단절을 선언했다. 여행.항공업계는 여행객 감소 등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표류해온 양국간 FTA협상도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년 자매결연 단절=경상북도는 15년간 지속돼온 시마네현과의 자매결연 단절을 선언했다. 이의근 지사는 "조례제정에 대해 수차례 항의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과시킨 것은 더이상 우호·신뢰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자매결연을 철회하고 관계단절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를 '한·일 우정의 해'로 정하고 각종 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침략행위를 한 것은 배신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의정부시는 25년간 교류해 온 일본 니가타현 시바타시와 올 8월로 예정된 체육교류 행사를 앞두고 사전협의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진주시도 99년부터 맺어온 일본 시마네현 마쓰에시와의 교류를 중단키로 했다. 광주시는 광주 관문도로인 일본 이름의 '센다이로'의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여행·항공업계도 바짝 긴장=서울의 A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구마모토에서 연주회를 계획했던 초등학생 여행단이 일정을 취소하는 등 최근 단체 관광객을 중심으로 '일본 여행을 가도 괜찮겠느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부산의 M여행사 관계자는 "3월부터 9월까지 일본여행시 비자가 면제돼 관광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독도문제 등이 터져 일본으로 여행해도 괜찮겠느냐는 전화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준비해온 관광상품을 출시하지 못할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부산과 시모노세키간을 오가는 부관훼리측은 "3월은 비수기여서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그러나 독도문제가 한·일간 감정싸움으로 번진 만큼 일본 관광성수기인 골든위크(4월29일-5월10일)를 맞아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며 걱정했다. 부산과 하카다간을 운항하는 한국고속해운도 "올해부터 겨우 관광붐이 조금씩 불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독도문제 등이 발생했다"며 "이같은 사태가 계속되면 4월부터 고객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류열풍도 주춤=KOTRA 나고야무역관이 최근 일본 니케이비즈니스 최근호 분석을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겨울연가' 파생상품 매출은 지난해 5월 월12억엔(약 1백20억원)에 이르렀으나 12월에는 2억엔(약 2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따라 '겨울연가' 촬영지 방문 등 일본인의 '한류관광'도 줄어들고 있다. ◆FTA협상도 장기화=한·일 관계의 급냉각은 협상을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일본은 한·일 FTA체결로 한국산 농산물이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농산물에 대한 관세인하·철폐 예외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또한 "올해말로 정한 협상타결 시한을 최대한 지키되 시간에 쫓겨 협상을 마무리짓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김태현,대구=신경원, 광주=최성국·김후진·이정호·이태명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