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는 최근 3년간 '슬럼프'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은 직전 연도에 비해 18% 감소했다. 내수경기가 침체된 데다 경쟁 심화로 광고비가 만만치 않게 지출된 결과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세 인하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맥주 주세는 올해 초 1백%에서 90%로 인하된 데 이어 내년 초에 80%,2007년 초에 72%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맥주 업체는 주세가 인하된 만큼 소비자에게 충격을 주지 않고 공장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매출과 이익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백운목 대우증권 내수팀장은 "주세 인하를 반영해 올해부터 2007년까지 공장도 가격을 매년 4%가량 인상하면 하이트맥주의 연간 매출이 매년 3백억∼4백억원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내수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재료인 맥아수입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대우증권은 하이트맥주의 올해 매출을 작년보다 10.5% 증가한 9천5백18억원,영업이익은 28.3% 늘어난 2천2백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순이익도 36.5% 증가한 1천5백3억원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도 12만5천원을 제시했다. 주류업계 전체 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진로 인수전은 주요 변수다. 황호성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진로 인수전은 하이트맥주에 기회이면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하면 맥주뿐 아니라 소주 위스키 등 전 부문에서 주류업계 1위로 부상하게 돼 주가도 장기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업체가 진로를 가져가면 하이트맥주는 소주나 위스키 부문 1위는 고사하고 당장 맥주 시장 수성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 실제 일부 진로 인수 희망 업체의 경우 일본 맥주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어 맥주 시장에 신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진로 인수전은 하이트맥주 향후 주가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